사진/심종대 기자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은 백남준(1932-2006) 타계 10주기를 맞아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그의 예술적 동지인 플럭서스를 함께 조명하는 <백남준 ∞ 플럭서스>를 오는 7월 31일까지 서소문 본관 3층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등장한 플럭서스와 백남준의 관계를 통해 아방가르드 정신에서 싹튼 비디오 아트의 시작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된 것.
독일 쿤스트할레 브레멘과 국내 기업 및 개인 소장가들의 소장품 200여 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백남준, 조지 마키우나스, 요셉 보이스, 오노 요코 등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플럭서스 일원으로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백남준이 전성기 시절 제작한 대형 멀티 모니터 설치작품들을 한 자리에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 <백남준∞플럭서스>는 백남준이 뫼비우스 띠처럼 엮여잇는 백남준과 플럭서스의 무한관계 및 백남준 이후 끼친 무한한 영향력과 순환적인 연결고리를 함의한다. 전시는 <플럭서스는 ∞>, <참여갤러리>, <크라잉 스페이스>, <백남준은 ∞> 총 4개의 섹션 구성을 통해 시작과 끝이 정해지지 않은 자유로운 관람을 제안한다.
<플럭서스는 ∞>는 1962년 조지 마키우나스(1931-1978)가 플럭서스를 조직한 이래, 그 일원이었던 백남준의 아방가르드 예술정신과 위대한 아티스트의 탄생을 예고한 시기를 조명한다. 이 공간에서는 존 케이지, 요셉 보이스, 오노 요코, 조지 마키우나스 등 플럭서스 멤버로 활동했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과 순수한 우정에 기반한 파격적인 아방가르드 예술 활동을 펼치는 청년 백남준을 만날 수 있다.
사진/심종대 기자
<참여 갤러리>에서는 독일 브레멘 쿤스트할레 소장품 <세 대의 카메라 참여>는 CCTV에 찍힌 자신의 모습을 컬러 코드로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작품 안으로 참여해 주체가 된다. 또한 참여 갤러리 공간에서는 작가 양아치가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1969-1971) 작품 제작 원리에 대한 연구와 재해석한 새로운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선보인다.
살아생전 새로운 지식과 기술들을 결합하고 연구자와 기술자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면서 비디오 아트와 퍼포먼스를 접목시켰던 백남준의 정신을 계승한 새로운 형태의 비디오 신디사이저는 관람객들의 참여로 완성된다.
플럭서스 초기 멤버인 덴마크 출신 에릭 앤더슨은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크라잉 스페이스>를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개인적인 추모의 장소를 제공한다. 동료를 추모하는 전시에 초대된 작가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눈을 향해 불어오는 강풍과 눈이 시릴 정도의 과잉된 색채에 압도돼 억지로 눈물샘을 자극해 ‘추모’의 의미를 전복시키고 진정한 눈물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끝으로 <백남준은 ∞> 공간은 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백남준의 멀티 모니터 설치 작품과 비디오 조각을 한 자리에 선보인다.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던 그는 자신의 시대를 넘어 다음 세기를 예견했다. 이번에 소개되는 <W3>(1994)나 <암페어>(1992) 등의 작품은 본격적인 전자 시대로의 도입을 암시했던 전자무당 백남준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백남준의 유가족이 소장한 <시집 온 부처>(1989-1992)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의 위계에 반대하고 자립적으로 활동한 플럭서스 시절의 청년 백남준부터 전성기 백남준까지를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