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은 기자 ] “한유총은 해산됐다고는 합니다마는 관할기관으로부터의 허가를 취소 받은, 취소된 것일 뿐이지 그 조직이 어디 갔겠습니까? 여전히 활동하고 있어요. 그리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요…”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에듀파인(국가회계관리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한 교육부령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유치원 비리 근절 3법(박용진 3법)’ 관련 이야기가 잠잠해지자 대대적으로 사립유치원 측이 반격에 나선 셈이다.
앞서 교육부는 한유총을 적극 두둔하는 자한당의 훼방으로 ‘유치원 비리 근절 3법’ 처리가 늦어지자 교육부령인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을 개정해 원아가 200명 이상인 사립유치원도 에듀파인을 쓰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원아 200명 이상의 대형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사용 의무화가 우선 적용됐다.
이에 한유총은 에듀파인 도입을 반대하며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섰으나, 교육부·교육청의 압박과 여론의 질타로 결국 하루만에 꼬리를 내린 바 있다. 막대한 세금을 받아놓곤 이를 엉뚱한 데 써놓고는 반성은커녕 끝까지 사유재산 침해·몰수 등을 강변하고, 아이들을 볼모로 삼으려한 막장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한유총이 꼬리를 내리는 듯하며, 이제 됐다고 생각했으나 역시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었다.
‘유치원 비리근절 3법’을 대표발의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한유총의 ‘에듀파인 무효소송’ 제기와 관련, “사회적 관심도 좀 줄어들고, 여론의 질타도 좀 줄어들고, 국회는 법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시간이나 보내고 있고 계속 공전되고 이러니까 이때 소를 좀 내서 한 번, 다시 한 번 자기들의 주장들을 관철시켜 볼 만한 근거를 마련하자 이렇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혀 이게 먹힐 리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유총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사단법인 허가 취소를 받았을 뿐, 그 조직은 여전히 남아있음을 언급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활발하게 한유총이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압박할 것임을 우려했다.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유치원 비리근절 3법’이 통과될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제 더 무서운 건 더 적극적으로들 움직이고 있고요. 뒤로 가면 갈수록, 내년 총선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한유총 측의 표 동원력, 이런 것들에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어서 당장 최대 결전은 어디냐 하면 11월 달, 11월 22일 이후에 본회의에서 언제든지 이 유치원3법, 관련법들이 통과가 될 수 있도록 본회의에서 표결을 하거든요. 패스트트랙 위에서요. 그런데 그때는 총선을 한 5-6개월 정도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상당히 예민해 있을 때입니다”
그는 “표결에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같이 움직였었던 바른미래당이 요즘 아주 정치적으로 혼란하고 곤란한 상황”이라며 “(유치원 비리근절 3법 통과)문제도 저로선 상당히 아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의 온갖 비리 실체가 낱낱이 밝혀지며 여론은 들끓었다. 국고 지원받은 걸로 성인용품이나 명품백을 사고도 일절 반성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도적 행위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회계를 투명하게 하자는 상식마저도 이들은 황당한 핑계를 들며 거부했고, 자한당은 이런 세금도둑들을 적극 비호했다. 국회 앞에서 한유총이 연 집회에도 국회의원들까지 참여해 황당 발언들을 쏟아냈을 정도니.
지난 20여년동안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한유총은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박용진 의원의 용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뚝심과 강경대응, 그리고 각종 비리행위에 분노한 시민들의 참여에 의해 결국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여론이 잠잠해지자 다시 올라오려 한다. 그동안 가져왔던 이권을 놓치기 싫어하니 저러는 것이다. 그만큼 적폐청산은 어려운 것이며, 정말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