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선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거듭된 경고에도 한국당의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북유럽 순방의 먼 길을 떠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천렵질에 정신 팔려" "나 홀로 속 편한 현실 도피"라며 또다시 거친 막말을 퍼부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민 대변인을 막말 수도꼭지라고 비판하며 대변인직 박탈을 촉구했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9일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역사 덧칠’ 작업으로 갈등의 파문만 일으키더니, 나 홀로 속 편한 현실도피"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아궁이를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질, 즉 고기잡이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비유했다.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 선생을 언급해 보수 진영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데다, 황교안 대표와의 영수 회담도 불발되는 등 국내 과제가 산적한데 '무엇을 위한 순방이냐'는 것이다.
아무리 야당 대변인이지만 국제간의 외교를 위해 수만 리 먼 길을 떠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외교 자체를,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이렇게 원색적으로 직접 비난하는 논평은 흔치 않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쌍욕보다 더한 저질 막말"이라며 "이것을 공당의 논평이라고 내놓다니 토가 나올 지경”이라고 맞받아치고 “경제 영토와 외교 지평을 확대하기 위한 정상 외교를 ‘천렵질’이라고 비난하는 한국당은 제정신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연 집권 경험이 있는 정당 맞나. 아예 집권을 포기한 것인가”라고 묻고 "민경욱 대변인은 막말 수도꼭지"라며 "당직을 박탈하고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배설 수준의 막말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골든타임 3분’ 발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야기한 게 불과 며칠 전이다. 가히 ‘막말 수도꼭지’다. 틀기만 하면 막말이 우르르 쏟아진다. 자유한국당은 수도꼭지부터 바꿔라. 음용이 가능한 양질의 수돗물 생산은 그 다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비판하기에도 이젠 입이 아프다. 하지만 통증을 무릅쓰고 다시 한번 밝힌다. 막말 당사자인 민경욱 대변인의 당직을 박탈하고 민 대변인은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해식 대변인의 논평대로 민경욱 대변인은 얼마 전 헝가리 유람선 참사를 두고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삭제한 바 있다. 그러나 민경욱 대변인은 자숙의 틈도 없이 국빈 방문으로 북유럽 외교 순방의 장도를 떠난 대통령을 두고 막말을 쏟아냈다.
비판 논란이 일자 민경욱 대변인은 어젯밤 다시 논평을 내고 "대통령 비판은 모조리 막말인가"라고 되려 반발했다.
민 대변인은 “야당의 정당한 비판을 꼬투리 잡고, 막말로 몰아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악의적 시도가 장탄식만 불러일으킨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제1야당 대변인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도 더욱 가열차고 합리적인 정부·여당 비판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며 논란을 더욱 키우고 나섰다.
민 대변인은 과거에도 다수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2014년 청와대 대변인 시절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브리핑 준비 도중 “난리 났다.”라고 표현하며 웃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으며, 또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라면을 먹다 들킨 사건이 논란이 되자 “라면에 계란을 넣어 먹은 것도 아니고…”라며 웃으면서 백브리핑을 하다가 비판을 받았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탤런트 유재석 씨가 파란색 모자를 쓴 것을 보고 자신의 SNS 계정에 “유재석, 너도 북으로 가길 바란다!”라는 식의 발언을 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KBS 앵커 출신인 민경욱 대변인은 공보처 해외공보관 외신부 전문위원, 연합통신 외신부 촉탁위원 등으로 근무하다가 1991년 KBS 기자로 입사하였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추경이 안 돼 답답하다”며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당부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순방을 두고 이렇듯 여야 간 날 선 공방만 이어졌다.
출국 전 문 대통령은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통화에서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당부했다. 또 환송을 나온 민주당 지도부에게도 국회 파행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 출국 전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해 송구하다”며 “귀국 전에 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6일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