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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 위기일발인 우리들의 삶,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문화

매순간 위기일발인 우리들의 삶,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심종대 기자 입력 2016/06/19 15:30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 ‘가까스로 우리’ 공연


사진제공/국립극단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극작가 손톤 와일더에게 세 번째 퓰리처상을 안겨준 연극 <가까스로 우리>가 박지혜 연출과 만나 새롭게 태어났다.

인간 뿐 아니라 공룡과 맘모스 등 지상의 모든 창조물이 등장하는 연극 <가까스로 우리>는 미국 뉴저지 주의 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빙하, 홍수, 전쟁 등 인류의 재앙에 맞서 투쟁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총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1막은 자연과 맞서 투쟁하는 인간을, 2막은 도덕규범 때문에 고뇌하는 인간을, 그리고 마지막 3막은 인간 자신과의 내적인 갈등을 그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공연되지 않았던 손톤 와일더 원작이 (재)국립극단의 2016 ‘젊은연출가전’ 시리즈의 열두 번째의 작품으로, 박지혜 연출이 제목을 바꿔 평범한 재현을 넘어 표현의 범위를 한층 확장한 독특한 공연으로 재탄생됐다.

결혼한 지 오천년이 된 앤트러버스 부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하루도 무사한 날이 없이 ‘가까스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전 인류사에 대한 풍부한 비유와 상징이 담긴 손톤 와일더의 원작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박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인물 간의 ‘관계’에 집중했다.

<가까스로 우리>는 수천 년을 살아온 앤트러버스 가족을 통해 인류 생존의 비밀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지진, 가뭄, 홍수 등 대지진의 위협과 끝없는 전쟁, 체재 전복 등 구조적인 위기 속에서 나약해보이기만 한 인간들은 옹기종기 모여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인류의 생존을 지탱해온 관계들이 늘 긍정적인 건만은 아니다.

앤트러버스 부인은 가정부 사비나에게 불을 꺼뜨리지 말라고 잔소리하면서도 남편을 두고 서로 견제하고, 7년 만에 지난한 전쟁이 끝난 뒤 아들 헨리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을 해치려 한다.

박지혜 연출은 “관객이 이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극중 인물들의 모습처럼 현실 속의 수많은 관계들 역시 가치 있는 한편, 끔찍할 만큼 잔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니멀한 무대와 현대적인 의상, 장소를 서계동 국립극단으로 옮겨온 박지혜표 <기까스로 우리>는 수천 살이 넘은 앤트러버스 가족의 모습이 실은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음을 말해 주고 있다. 특히 120분 동안 박장대소와 쓴 웃음을 동시에 함께 짓게 만든 이번 공연에서 우리들은 익숙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또 다른 모습과 그 양면성을 보여준다. 

박지혜 연출은 이 작품에 대해 “경쾌하고 신나는 코미디 같은 작품이지만, 끝난 후에는 씁쓸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인간성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출은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의 미국적 요소를 배제하고 실제 공연장인 소극장 판을 배경으로 설정해, 관객이 극 속의 위기상황에 더 쉽게 공감할 수 있게끔 새로 구성한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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