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국립극장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은 지난 달 29일 ‘2016-201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발표회’를 달오름 극장에서 열고 세부 공연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지난 2012년 9월 최초로 시즌제를 도입한 이래 다섯 번째 시즌으로, 오는 8월 21일부터 2017년 7월 1일까지 신작 20편, 레퍼토리 11편, 상설 15편 등 총 46편의 작품이 오른다.
이날 발표회는 시즌 소개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실내악 ‘이어도 가는 길’을 공연면서 시작됐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어느덧 다섯 번째 시즌이고 처음할 땐 두려움이 컸으나, 계속 할 수 있던 것은 여러분 덕분이었고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 여러분께 먼저 설명하려 한다”고 말했다.
안 극장장은 이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시작하진 않았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면서, “(5년 전 첫 시작할 무렵엔) 뮤지컬 공연 대관 등으로 유지되고 있던 국립극장 무용론, 해체론 등이 대두되는 상황이어서, 마지막으로 레퍼토리 시즌을 시작해보고 우리가 손을 털거나 해야하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안 극장장은 또 “지금까지 해오면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둬서 마음이 든든하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묵향', '시간의 나이' 등이 국내외에서 좋은 평 받았고 좋은 작품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것 알게 됐다”면서, “우리가 걷는 길이 크게 틀리지 않음을 느낀 한해였다. 우리 스스로가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의미로 자리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먼저, 정오의 음악회를 진행하는 송혜진 교수와 임재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김성국 작곡가, 오경자 악장과 문형희 수석이 자리에 참석했다.
임재원 감독은 ‘2016 마스터피스’ 프로그램에 대해 “국립관현악 역사가 칠십여년”이라면서, :그때부터 계시던 김기수선생을 비롯해 작고하신 선생님들의 곡을 제자들이 오마쥬하는 컨셉“이라고 밝혔고, 김성국 작곡가는 ‘상주작곡가’ 제도에 대해 “대단히 영예롭고 저 혼자는 아니다. 상주 작곡가들이 일 년에 세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서, “우선 관현악단과 워크샵을 3월에 했다. 또 ‘신진작곡가 발굴프로그램’은 올 10월경 발표 할 예정으로, (저와) 정일련 작곡가가 두 작품씩 연주회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무용단은 영상을 통해 ‘묵향’ ‘회오리’ ‘시간의 나이’ 등을 소개한 뒤 무용단원들이 ‘향연’ 중 ‘가인전목단’'을 공연했다.
사진제공/국립극장
안 국립극장장은 “지난 시즌 메가히트작 향연과 오경자 독주를 보셨다. 매일 올릴 수 있는 작품이 있다는건 행복하다. 미술관으로 치면 콜렉션이 있는거다. 콜렉션을 가진 뮤지엄과 전시마다 작품을 대여하는 갤러리의 차이. 이런 보물들을 집에 두고 있고 매일 조합을 바꿔가면서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다”면서, “지난시즌 ‘향연’이 회차를 늘려가면서 전회매진됐고, ‘회오리’ 등도 해외 공연에 초청받아서 세계에게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시즌은 6개의 작품을 준비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성철 국립무용단 예술감독대행은 “예술방향을 정해주실 예술감독이 공석이신지 일 년이 좀 넘었는데 그럴수록 흔들리면 안된다는 선, 후배간 단합이 우리를 잘 이끌었던거 같다”면서, “ 스케쥴이 너무 바빠서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시즌을 계속해서 매년 해오면서 그 전해에 이미 나온 작품들이 있었기에 감독이 공석이어도 잘 해 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다음은 국립창극단의 소개 영상에 이어 토막창극으로 ‘흥보가’ 중 ‘놀보 박타는 대목’을 선보이고 김성녀 예술감독이 고선웅 연출과 임도완 연출이 함게 무대에 올라왔다.
김성녀 예술감독은 “지금 본 것은 전통 형태의 창극이고 이제 고선웅 연출이 독특한 새로운 ‘흥부씨’ 창극이 올라오면 어떻게 변할까 궁금하다. ‘배비장전’만 해도 11회중 8회가 매진이었다”면서, “레퍼토리 2개, 신작 4개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발표회에 참석하지 못한 ‘오르페오전’의 이소영 연출은 영상을 통해 “창극의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가 기존 창극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하고 싶은 팬으로서의 욕심”이라면서, “오페라 창극화는 기대보다 우려가 많은 길로, (제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보겠다고 하고 있지만, 제 역량으론 부족한 감이 있지만 ‘오르페오전’이라 이름 지은 것은 오페라 고전인 이 작품이 우리 전통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연출은 이어 “뒤를 돌아보면 돌이 된다는 모티브는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망자와 산자, 죽음과 삶 등을 보게끔 해서 저도 많은 것을 뒤돌아보고 있다”면서, “창극은 끊임없이 창으로 이야기를 풀지만, 오페라는 이야기를 소리로 풀어간다. 음악이 정서를 대변하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그것이 음악극으로 창극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손진책 연출은 이번 신작에 대해 “마당놀이를 저번부터 새로 하며 다 '온다 시리즈'('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였는데 이번엔 '놀부가 온다'”라면서, “마당놀이를 해보지 않겠냐해서 어떡하나 했는데 한 번 하려하면 할 맘이 없었고 아예 레퍼토리화 하면 해야겠다”고 대답했다.
손 연출은 ‘놀부가 온다’와 고선웅 연출의 ‘흥보씨’가 묘하게 대결구도가 된 것 같다‘는 말에 대해 “힘으로 하면 내가 진다. 놀부가 심술부리는 것이 대명사라면 놀부가 요즘 세상엔 어디에 심술을 부릴까 초점을 맞춰보려 한다. 놀부의 심술이 관객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연출은 그러면서 “반면 흥부는 착함의 대명사지만 무책임하고 게을러서 가난을 스스로 불러온 느낌으로 해석해보고 싶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돈 없는 자와 돈 있는 자 이야기는 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마당놀이적으로 잘 접근해보고 싶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