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 점 찍고 옹녀/사진제공=국립극장 제공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은 최근 몇 년간 소재의 다양화를 통해 창극의 외연을 성공적으로 확장시키면서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에도 창극의 무한 영역을 입증시킬 채비를 갖췄다.
이번 시즌에는 두 편의 신작을 통해 창극의 새로운 영역 확장에 나선다. 개막작 ‘오르페오전’은 오페라.연극.무용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하고 있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 신화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이번 신작은 단순한 동.서양의 화합을 넘어 서 창극의 범위를 서양의 음악극으로 확장했다는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판소리의 현대화와 복원은 물론 스릴러, 그리스비극, 근대희곡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창극화해 온 국립창극단이 또 한 번 창극의 외연확대를 꾀하고 있다.
오페라 연출가이자 지난 시즌 국립창극단의 ‘적벽가’로 호평 받은 이소영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또한 3년 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제작하는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소재의 확장과 함께 창극 제작방식에도 새로운 확장을 추구한다.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옹켕센을 중심으로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쓰고, 작창.작곡과 같은 청각적 요소들은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조명.영상.안무와 같은 시각적 요소들은 해외의 아티스트들이 조화를 이뤄 한국음악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옹캥센만의 동시대적 미장센을 담아내, 오는 11월 국립극장에서 초연 후, 내년 8월 싱가포르 빅토리아 극장에서 공연 예정이다.
코커서스의 백묵원/사진제공=국립극장
창극의 원류는 판소리이다. 이번 시즌에서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고선웅 연출이 또 다시 판소리 5바탕 중 ‘흥부가’를 맡았다. 작가 겸 연출가인 그는 특유의 재치와 연출력으로 유실된 판소리 7바탕 중 ‘변강쇠타령’을 재해석해 창극 ‘변강쇠 점 직고 옹녀’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지난 2014년 초연 이후 3년 연속 매진기록을 세웠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무대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국립창극단의 스테디셀러이다. 이번에는 판소리 5바탕 중에서도 친숙한 ‘흥부가’를 바탕으로 또 다른 창극 ‘흥보씨’의 첫선을 보인다. 이어 지난 시즌 프랑스와 한국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변강쇠 점 찍고 옹녀’도 ‘흥보씨’ 직후 다사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또한 관객 맞춤형 ‘취항저격’ 프로그램으로, 겨울방학 기간인 내년 1월 월트 디즈니의 에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미녀와 야수’를 어린이창극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연출은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소장 임도완이, 이지수와 박인혜가 각각 작곡과 작창으로 합류한다.
또 2017년 6월에는 정의신이 극복과 연출을 맡은 ‘코카서스의 백묵원’이 지난해에 이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초연 공연임에도 개막 전에 매진되면서 추가 회차를 편성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정의신 특유의 보통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서글프고도 흥겨운 우리 소리와 어우러져 큰 감동을 전했고, 전통과 현대가 조합된 음악 구성으로 연극, 뮤지컬 관객들에게까지 매력을 알린바 있다.
이 밖에 판소리 명창과 귀명창들을 위한 32년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상설공연 ‘완창판소리’에서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명창들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