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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MB 책사' 정두언 前의원, 극단적 선택에 충격받..
사회

'비운의 MB 책사' 정두언 前의원, 극단적 선택에 충격받은 박지원·표창원 ·김용태의원

김선영 기자 libra3333333@gmail.com 입력 2019/07/16 21:22 수정 2019.07.16 23:05

[뉴스프리존= 김선영 기자] 정두언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의원(62)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정두언 전 의원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충격이고, 너무 안타깝습니다"라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가짜뉴스이길 희망합니다"라고 탄식했다. 정 의원은 제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최근까지 다양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전날 오후에도 MBC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한일 무역갈등과 여야 갈등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표 의원은 뿐만이 아니고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한 이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국민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각종 소셜미디어와 관련 기사엔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라디오 인터뷰했는데 믿을 수 없다”, “보수 정치인 중 꼽힐 정도로 합리적인 분이었는데 안타깝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사실이 아니길 바래본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표 의원은 그러면서 "정치적 입장을 떠나, 솔직하고 용기 있는 보기드문 선배 정치인으로 존경했던 분이었습니다"라고 고인을 회상한 뒤, "유가족의 고통과 상처에 깊이 공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이날의 소식 또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정 전의원의 소식과 관련해 “비보에 망연자실, 내일도 저랑 방송이 예정되었건만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색이나 생각은 달랐다며, “저와는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진짜 합리적 보수정치인이었다”라며 “MB에게 잘못 보여 우리는 함께 저축은행 비리에 연관되었다며 고초를 겪었지만 무죄로 명예회복 돼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무엇보다 기억은 “부인과 개업한 식당에 때때로 가면 예의 쑥스러운 웃음으로 감사하던 정두언 의원! 영면하소서”라며 “그곳은 모략도 없어 억울한 누명이 없을 거다. 미망인 등 유족들께 위로를 드린다”고 애도했다.

무엇보다도 정 전 의원의 삶은 재주와 정치적 삶은 파란만장했다. 1957년생인 그는 행정고시 합격 후 노태우 정무2장관 보좌를 시작으로 관료를 지냈다. 2000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해 16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비운의 MB 책사, 그를 부활시킨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2002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하면서 MB와의 길고 모진 인연이 시작됐다. MB 측근 인사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도전해 국회의원 배지를 단 후 내리 3선을 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는 이명박 후보 캠프를 진두지휘하며 친이계 핵심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경쟁자였던 박근혜 후보의 ‘공격수’로도 나서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불렸다. 당시 한 의원은 “MB와도 격렬하게 논쟁을 할 만큼 신뢰가 두터웠다”고 했다.

한때 정 전의원은 MB에게 희망이었으나 ‘왕의 남자’로 불린 그의 권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이상득 전 의원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나면서 줄곧 ‘비주류’로 살았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자로 변신했고, 그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사찰 논란까지 벌어졌다. MB 측근들의 권력사유화를 강하게 비판하며 한때 동지였던 인사들과 멀어졌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는 대표적인 비박 인사로 정부의 줄기찬 비판자였다. 보수진영 내에서는 ‘소신파’와 ‘배신자’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16일 오후 공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정 전의원은 재능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끼’가 있는 정치인이었다. 대학 시절 록밴드를 했던 그는 정치인으로 있으면서 4차례 음반을 냈다. 관료 시절 드라마 단역 오디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 때부터 우울증이 그를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낙선 뒤였다. 고통에서 피하려면 죽는 수밖에 없으니 자살을 택했다”면서 자살 시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정 전 의원은 박근혜 국정농단이 터진 2016년 11월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후 정치를 접고 시사평론가로 종횡무진 활동했다. 그는 지난해초 “지난 17대 대선 때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큰 실수를 해서 각서까지 써 주고 무마했다”고 주장해 MB와의 악연을 이어갔다. 지난해 재혼과 함께 서울 마포구 일식집을 개업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날 정 전의원은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한 고인과 가까웠던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우울증을 앓아 숨기지 않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이런 선택을 해 충격적이고 안타깝다”면서 “정치 해설로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하려던 고인의 뜻이 이렇게 아쉽게 사그러들어서 동료의원으로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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