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또 한 명의 새로운 한국인 발레스타가 탄생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로 활약하다가 지난 2010년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Dresden Semperoper Ballett)에 입단해 활동중인 퍼스트 솔리스트 이상은(30)이 지난달 30일 수석무용수 승급 소식을 알렸다.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예술감독 아론 왓킨, Aaron S. Watkin)은 국내 관객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고전 클래식부터 현대 발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유한 유럽의 명문 발레단 중 하나이다.
이상은은 입단 1년 후인 2011년 군무 임에도 ‘라 바야데르’의 주역 중 하나인 ‘감자티’역에 발탁되는 등 진가를 인정받았고, 이어 2013년 퍼스트 솔리스트(제1 솔리스트)로 승급한 후 ‘백조의 호수’ 등의 작품에서 주역을 도맡았다.
이상은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승급 발표는 시즌 마무리 하기 전, 발레단 미팅 중에 하는데 사실 승급 발표가 있기 몇 주 전, 예술감독님과 면담을 통해 미리 알게 됐다”면서, “승급 발표 때 동료들과 스태프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축하를 받아 기뻤다”고 밝혔다.
이상은은 선화예술고등학교 졸업 후 2007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 당시 여성무용수로서는 보기 드문 181cm의 장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발레리나로서 이상적인 키는 168cm정도로 이상은의 키는 사실 좋은 배역을 맡기에는 다소 큰 편으로, 밸런스를 유지하기도 힘들 뿐 만 아니라 그 키에 맞는 장신의 파트너를 찾기도 힘들기 때문.
이러한 한계에도 이상은은 완벽한 신체 ‘비율’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의 감자티, ‘지젤’의 미르타,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요정, ‘돈키호테’ 메르세데스 등 정통 발레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녀의 큰 키는 현대 발레에서 더욱 강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2008년 유니버설발레단이 국내에 처음 소개했던 윌리엄 포사이드(William Frosythe)의 ‘인 더 미들, 썸왓 엘리베이티드 In the Middle, Somewhat Elevated’에서 그녀가 보여준 팽팽한 탄력과 안정적인 밸런스, 완벽한 삼각형의 포즈는 수 년이 흐른 지금도 발레 애호가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이상은은 기량이 대단히 뛰어나고 특히 선이 아름다운 무용수이다. 보통 여자 무용수들 중 큰 키는 대개 핸디캡이 되어 어려움을 겪기 쉬운데 상은씨는 본인의 장점으로 승화시켰기에 지금 이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수많은 노력을 했을 그녀의 모습이 매우 대단할 뿐만 아니라 발레단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이상은은 2004년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 파이널리스트, 2005년 서울 국제무용콩쿠르 그랑프리, 2007년 상하이 국제발레콩쿠르 2위, 2008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시니어부문 3위 수상 등 국내외에서 실력을 검증 받아왔다. 국내 무대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이상은의 고국 무대는 오는 8월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그랑프리 수상자로서 초청받은 갈라 공연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에 공연할 작품은 윌리엄 포사이드의 ‘Slingerland’(한국 초연)과 크랙 데이비슨(Craig Davidson)의 ‘Reminiscence’(추억, 세계 초연)이다.
차기 시즌에는 윌리엄 포사이드의 ‘Impressing the Czar’로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에서 투어가 예정돼 있다. 아론 왓킨 예술감독의 ‘돈키호테’ 중 둘시네아, ‘백조의 호수’, 이번 시즌에 세계 초연한 알렉산더 에크만(Alexander Ekman)의 ‘Cow’에 출연할 예정이다.
한편, 이상은 외에 현재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발레스타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강효정,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서 희,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 박세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 그리고 최근 승급한 미국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 한서혜 등이 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