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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오페라단 ‘도요새의 강’, “오페라에 대한 오해 깰 ..
문화

서울시오페라단 ‘도요새의 강’, “오페라에 대한 오해 깰 것”

심종대 기자 입력 2016/07/11 14:56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서울시오페라단의 이건용 단장은 지난 7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제작발표회에서 오페라단이 선보이는 현대 오페라 시리즈의 첫번째 공연으로 브리튼의 '도요새의 강'을 선택했다.

이건용 단장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현대오페라를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벤자민 브리튼을 고르는 건 쉬웠다. 벤자민 브리튼 작품이 현대오페라 중에서는 공연이 제일 많이 되고 있다. 또한 동시대의 작곡가들 중에 작품도 가장 많이 남겼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벤자민 브리튼의 오페라 중 다른 작품이 더 유명하긴 한데 그 작품은 영국적 농담, 영국적 배경에서 비롯하는 상황 등이 오히려 우리나라 관객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것 같아서 이 동양적 색채가 있는 ‘도요새의 강’을 택했다”면서, “현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이야기로,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정서적 내용이 담겨있다”면서, 오페라가 재미없다는 오해를 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장은 또 “작품에 담긴 동양적 색채 때문에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층적 문화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면서, “동양, 현대가 아닌 지금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는 중세의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더욱 열린 배경을 가지고 있고 그런 면에서 더 작품해석하기에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서 뱃사공은 미친 여인과 여행자들을 태우고 강을 건너면서 1년 전 만난 한 소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소년은 집 근처에서 납치당해 이곳에 왔다. 이후 소년이 병이 나자 소년을 납치한 주인은 그를 강 옆에 버리고 떠났고, 지역 주민들이 소년을 돌보지만 결국 죽고 만다는 이야기로, 미친 여인은 직감적으로 이 소년이 자신의 잃어버린 아이임을 깨닫고 무덤을 찾아가고 수도승들이 중세 찬가를 부르는 가운데 아이의 정령과 만난다. 결국 그녀의 광기는 사라지고 마음은 치유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진행된 하이라이트 장면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뒤 실성한 ‘미친 여인’이 강가에서 배를 태워달라고 부탁하지만 뱃사공은 이를 거부하고 배에 탄 다른 사람들도 이 여인을 조롱하는 장면이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구 지휘자는 작품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마지막 아이의 혼이 등장하는 순간에 관객들은 가슴이 저리면서도 위로받는 느낌이 들 것”이라면서,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어떻게 인생을 살아나가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아이를 잃은 슬픔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마음을 모아 누구나 갖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는지가 중요하다. 그 치유의 순간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 노극의 전통이 남성으로만 하기도 하고 극의 구성이 수도승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시작하다보니, 모든 캐릭터가 남성이다.

미친 여인 역을 맡은 테너 서필은 “벤자민 브리튼이 성소수자이기도 했다. 여성의 목소리라기보다 치열하게 싸우는 모성의 모습을 표현했다”면서, “미친여인역은 작품 전체를 거쳐 다른 성부나 다른 악기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고독하고 치열하게 자신의 상처와 싸워나간다. 작품의 마지막 치유의 단계에 들어서야 다른 성부와 하나가 되는 식으로, 음악과 텍스트에 조금 더 집중해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친 여인을 맡은 테너 양인준은 “소리는 어디까지, 동작은 어디까지 여자처럼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연출, 지휘자와 많이 고민했는데 결론은 여자처럼 똑같이 흉내 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면서, “아이를 잃고 상실감을 않은 채 미쳐버린 이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표현 중으로, 많이 연구하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심종대 기자

이건용 단장도 이 작품에 대해 “1시간 10분 정도”라면서, “작품에 비조성음악과 조성음악이 함께 섞여있는 데 그레고리안 성가와 멋진 화성을 들려주는 남성합창이 작품 중간 중간 계속 흐르기 때문에 듣기에 어렵지 않다. 마지막 미친여인역이 치유되는 장면의 음악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만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국립오페라단(1997년)과 서울오페라앙상블(2013년)이 두 차례 '섬진강 나루'라는 제목의 한국어 번안 작품을 공연한 적은 있었지만, 원어 그대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술총감독에 이건용, 연출에 이경재, 지휘에 구모영, 음악코치에 정호정, 미친 여인 역에 서필, 양인준, 뱃사공 역에 공병우, 정일헌, 여행자 역에 성승욱, 김종표, 수도원장에 김영복, 김재찬, 수도승 역에 김현호, 박공명, 김윤권, 정준식, 안정민, 한진만, 주영규, 최종원이 함께한다.

공연은 28~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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