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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보안 전문가가 밝힌 미래 범죄 보고서..
기획

글로벌 보안 전문가가 밝힌 미래 범죄 보고서

심종대 기자 입력 2016/07/12 08:19
(신간) ‘누가 우리의 미래를 훔치는가’ 출간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기술 진보는 범죄자의 손에 도기를 쥐어주는 격이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여러분의 사적인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유혹해 데이터를 팔아넘기는 기업이 구글과 페이스북만은 아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수많은 기업 역시 이들과 똑같은 일을 벌인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애플의 인공 지능 에이전트인 시리어 검색어를 할 때마다 애플은 우리의 목소리를 분석해 적어도 2년 동안 보관한다. 알고 있었는가? 중요한 문제는 누가 그런 데이터를 보관하는가가 아니라(사실상 모두가 그렇게 하는 듯하다) 그들이 그 데이터로 무슨 일을 하는가이다. 우리가 파우스트처럼 맺은 거래가 훌륭한 서비스를 ’무료로‘ 누리는 대가로 약간의 데이터만 제공하는 간단한 일이라면 아무 문제도 없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조만간 살펴보겠지만 긴밀하게 연결되고 의존적이면 위태로운 세상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 및 유지하는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은 지금껏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p 90 ‘wp4장 우리는 고객이 아니라 제품이다’ 중에서

올 4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영국 캐머런 총리는 “IS테러리스트들이 드론을 이용해 서구 주요 도시에 방상성 물질을 살포하는 더티 밤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고, 오바마 대통령 역시 “(IS의 핵물질 이용은) 세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위협 중 하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핵물질은 의료시설에서 불법으로 유출돼 인터넷 지하 세계인 다크 웹에서 거래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대도시 상공에 드론을 이용해 방사능 물질을 살포하거나 3D 프린터를 이용해 방사능 물질과 결합된 폭발물을 제조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 속 이야기로만 어겼던 방식의 범죄가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롭게 등장했다.

<누가 우리의 미래를 훔치는가>는 미래 사회에 모습을 드러낼 모든 범죄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흘리고 다니는 데이터, 쉬지 않고 들여다보는 스마트폰, 편리함을 강조한 사물인터넷, 점점 작고 위험해지는 드론과 로봇, 그리고 생체 이식 기구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저자 마크 굿맨은 LAPD와 인터폴, NATO를 거쳐 FBI 상임 미래학자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사건을 접한 최고의 보안 전문가로, 그는 현재 싱귤래리티 대학 내에 ‘미래범죄연구소’를 설립해 그 위험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 책은 지금껏 그가 쌓은 경험을 집대성한 책으로 눈앞으로 다가온 미래 범죄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저자가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TED강연 ‘미래의 범죄에 대한 통찰’을 통해서, 그는 20분 남짓한 강연에서 범죄 집단의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진보할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이 강연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면서 ‘TED 선정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로 선정됐다.

테러리스트는 이제 총만으로 싸우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타깃을 실시간 확인하고, SNS에서 정보를 수집해 탈출경로를 확보한다. 제조업의 혁명 3D 프린터는 범죄자들에게도 신세계를 열어줬다. 이제 무기를 직접 국경을 넘는 대신 원하는 곳에서 간단하게 총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초소형 드론에 작은 폭탄을 실어 보내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공공장소에서 특정 대상에게만 피해를 입히고 싶다면 그의 DNA 정보를 알아내 특별 제조한 생화학 물질을 뿌리면 된다. DNA 분석에는 고작 100달러밖에 들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흘린 데이터뿐만 아니라 무심코 뱉은 침, 식당에서 사용한 컵, 목욕탕에서 흘린 머리키락을 범죄 집단이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기술을 무기로 활용하는 집단은 범죄 조직뿐만이 아니다. 첨단기술이 최전선에 있는 해커와 크래커, 핵티비스트(컴퓨터 해킹을 투쟁 수단으로 삼는 행동주의자)는 물론 사악한 목적을 가진 정부가지 포함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IT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 체계를 갖추지 않은 법망을 피해 기술을 악용하는 자들도 있다.

구글의 이용자의 검색어를 활용해 사람들의 신상을 분류하고 검색 내역과 이메일, 음성 메일, 사진, 동영상, 위치를 기반으로 광고주나 데이터 마이닝 업체에 정보를 팔아넘긴다. 이혼 전문 변호사 81%는 재판에서 이길 증거를 찾기 위해 페이스북을 뒤진다.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수백 시간의 기록, 술병을 든채 친구들과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구매시 비밀번호를 그대로 둔 채 사용한 베이비캠으로 아기 방을 훔쳐보는 소아성애자도 있다. 1,000분의 1초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극초단 타매매로 어마어마한 시세차익을 얻기도 한다. 범죄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범위는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에 나온 말을 조금 바꿔 빌리자면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범죄는 이미 눈앞에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누가 우리의 미래를 훔치는가> 1부에서는 지금도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그렇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개인정보 문제와 SNS, 모바일 해킹 등의 문제를 다룬다. 2부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딥 웹과 다크 웹, 사물인터넷, 로봇과 드론, 생화학과 생물학, 양자 물리학, 항공우주 등의 과학기술이 어떻게 범죄와 연결되는지 보여준다. 그렇다고 이 책이 위험을 경고하면서 공포심만 자극한 채 끝나진 않는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3부에선 기술을 옳은 방향으로 이용해 범죄에 맞서는 방법을 제시한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개인과 기업, 정부 그리고 모두가 협력해 만들어갈 평화로운 21세기 불의 지도를 제안한다.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테러가 일어나고, 구글의 300배에 달하는 데이터를 보유한 딥 웹에서 끊임없이 잔혹 범죄가 발생하고, 무심코 열어둔 노트북 웹캠이 몰래 나를 촬영하고, 친구와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가 정부의 손에 넘어가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불안하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 정부와 경영자, 시민사회,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기술은 우리에게 진정한 신세계를 보여줄 수도, 소설 속의 ‘멋진 신세계’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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