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심종대 기자
국회는 17일 제68주년 제헌절을 맞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4부 요인을 비롯해 입법, 사법, 행정부 및 주한외교사절을 포함한 사회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를 초청해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제헌절을 경축하는 행사를 가졌다.
정 의장은 경축사에서 “유사 이래 최초로 ‘국민주권’이 국가 최고규범으로 명시된 것이 바로 제헌헌법의 역사적 의의”라면서 “하지만 역사의 풍랑을 슬기롭게 헤쳐 온 우리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은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나 현실은 권력과 기득권 앞에 국민은 늘 뒷전이었다"면서, “이제는 민본주의.주권재민의 헌법적 가치를 다시 살려내는 것이 제헌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계승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특권을 내려놓겠다”면서, “국회가 솔선수범하여 우리 사회 소위 힘 있는 부문의 특권과 부조리를 개선해 나가 ‘특권 없는 사회’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20대 국회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안팎으로 많은 도전을 받고 있고 우리 국민들은 지속되는 경제침체 속에서 고단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면서, "‘민생국회’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되기 위해 경제위기 극복에 초당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상황”이라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와 대북제재로 일관하고 있는 우리 정부 정책의 전환을 요청한다. 6자회담 당사국 의회간 대화를 시작해 의미 있는 협력의 토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전했다.
정 의장은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민주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의 숭고한 희생의 산물로 탄생했고, 그 결과 대통령 직선제와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을 담아냈다”면서도, “하지만 3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현행 헌법은 ‘철 지난 옷’처럼 사회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이어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을 시대적 상황에 맞게 다듬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전제한 뒤 “새로운 헌법질서를 통해 낡은 국가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충분히 조성돼 있는 만큼 여야 지도부가 국가 개조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늦어도 70주년 제헌절 이전에는 새로운 헌법이 공포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20대 국회에서의 첫 번째 제헌절 경축식에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인 일반 국민 20명이 초청돼, ‘국민과 함께하는 제헌절’을 기념하고, 주권재민의 헌법적 정신과 의미를 더욱 깊이 되새겼다.
초청된 국민 20명은 정 의장과 함께 기념식장에 입장했고, 국회의장과 환담도 나눴다. 또한 정 의장은 초청된 국민 20명에게 헌법정신을 지키겠다는 약속의 의미로 직접 서명한 헌법전문 수첩을 선물했다.
20명의 초청 국민은 장애인.농민.어민.노인.청년.어린이.경찰관.소방관.군인(사병).가정주부.다문화가족.청소원.경비원.모범택시기사.소상공인.회사원.예술인 등으로 구성됐다. 직업, 연령, 성별 등을 고려해 추천을 받아 선정됐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