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은 기자=] “지난번에 진행된 우리 군대의 위력시위 사격을 놓고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해 쩔쩔매여 만 사람의 웃음거리가 된 데서 교훈을 찾을 대신 저들이 삐칠 일도 아닌데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다”
"청와대의 이러한 작태가 남조선 국민들의 눈에는 안보를 제대로 챙기려는 주인으로 비쳐질지는 몰라도 우리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대화에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지난 11일 담화를 통해 한국을 향해 조롱성 담화를 발표하면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친서를 보내는 이중적 모습을 보인데 대해,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내정자는 “이건 대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정 내정자는 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먼저 개선하지 않으면 또는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서 비핵화 과정이 시작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이든지 금강산 관광이든지 또는 우리 기업들의 대북 투자. 이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지금은 남북 대화할 가능성도 없지만 순서로 봐서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 언론에서 자꾸 그걸 통미봉남 그러는데, 그건 정확하게 말하면 ‘선미후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속내를 다음과 같이 짚었다.
“그전에도 북한이 가끔 정말 절실히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애들 문자로 약을 올려요. 그러니까 집안에서도 좀 자식이 마음에 안 들면 ‘너 나가버려. 이놈의 새끼 밥도 주지 마‘ 그렇지만 그게 ’너 그러지 말고 똑바로 해‘ 하는 얘기지. 거기서 똑바로 하라는 얘기는 매사 왜 미국한테 물어보고 하느냐. 매사 물어보고 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 우리 민족끼리 하기로 약속을 했으면 그 정신에 입각해서 좀 해 줄 건 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4.27 판문점 선언이나 또는 9.19 평양 선언 이행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 하는 얘기를 그렇게, 고약한 표현을 써서 했을 뿐인데, 우리 국민들은 화나죠”
그러면서 “그 말(북측의 조롱성 막말)의 행간은 한국이 북미 대화가 끝나기 전에라도 남북 관계를 앞세워가는 그런 식의 얘기를 좀 했으면 좋겠다. 특히 8.15 경축사에서. 작년 8.15 경축사처럼 멋있는 얘기 좀 해달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남북 관계의 발전은 북미 관계 개선의 종속변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남북 관계가 앞서가면서 북미 관계도 개선시키고 북핵 문제 해결도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연설을 한 바 있다.
최근엔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해 ‘남북 평화경제’를 거론하며 "평화경제는 남북 및 북미 관계에 굴곡이 있다고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니다. 긴 세월의 대립·불신이 있었던 만큼 끈질긴 의지를 가지고 서로 신뢰를 회복해 나아가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 내정자는 ‘조롱성’ 담화를 발표한 권정근 국장이 “남북 대화 꿈도 꾸지 말라”고 한 데 대해선 일종의 ‘월권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내부의 기구상으로 보면 외무성은 남북 대화에 대해서 말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번까지만 해도 통전부가 북미 관계까지 좌지우지하지 않았나? 서열상으로 보면 당의 통전부가 내각의 외무성보다 높다. 그러니까 남북 대화는 통전부에서 거론할 일이고 지금은 외무성 중심으로 해서 북미 대화에 올인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선미후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