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5조원대 분식회계(회계사기)를 저질러 이를 바탕으로 ‘사기 대출’을 받고 임직원에게 거액의 성과급을 안긴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판에 회부됐다.

대우조선은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회사를 이끈 남상태 전 사장에 이어 후임자인 고 전 사장까지 두 명의 전직 사장이 비리로 법정에 서게 됐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7일 고 전 사장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고 전 사장은 2012∼2014년 회계연도의 예정원가를 줄여 매출액을 과대 계상하고, 자회사 손실을 반영치 않는 등의 수법으로 순 자산(자기자본) 기준 약 5조7천59억원의 회계사기를 저질러,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회계사기 규모는 2조7천829억원 가량이다.

고 전 사장은 회계사기를 바탕으로 취득한 신용등급을 이용해 2013∼2015년 약 21조원의 ‘사기 대출’을 받았다. 금융기관 대출만 4조9천억원대에 달한다.

회계사기로 부풀려진 실적으로 대우조선 임직원은 당시 실제로는 적자가 났음에도 4천960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당시 지급된 임원 성과급이 99억7천만원, 종업원 성과급은 4천861억원 정도라고 검찰은 집계했다.

당시 해양플랜트 건조 사업인 송가 프로젝트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적자가 나는 상황을 인식하고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MOU(양해각서) 상의 경영 목표에 맞춰 ‘흑자 공시’를 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당초 회계사기 혐의를 부인했던 고 전 사장은 구속 이후 회계사기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식이 없어서 불법인지는 몰랐다”면서, “부하직원들이 적절히 처리할 것으로 믿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회계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씨를 사기대출과 임원 성과급 지급에 관여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