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종용기자] 재일본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룡해 특사의 중국방문은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전제로 평화 번영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 했다.
조선신보가 그동안 비공식적인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화 국면 전환에 대한 기대치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을 포함한 북한 매체는 최룡해 특사가 시진핑 주석을 만나 김정은 친서를 전달한 것을 보도하면서 북중 관계만을 강조했다.
비핵화 6자회담 등의 대화 내용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개막식에 '최측근' 최룡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최룡해 상무위원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30일 평양을 떠났다며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브라질로 건너간 뒤 다음 달 6일 열릴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최룡해는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서방세계에 얼굴을 내미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올림픽을 계기로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 데뷔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봉착한 북한의 처지를 놓고 보면 최룡해의 이번 행보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룡해를 보낸 것은 외관상으로는 그가 국가 체육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룡해는 숙청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뒤를 이어 2014년 9월부터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체육지도위원회는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2012년 11월 당시 실세였던 장성택을 위원장으로 하고 당·정·군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위원으로 들어가 출범했다. 북한은 체육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이 위원회의 지도 아래 리우 올림픽 참가를 위한 선수 육성사업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최룡해가 앞서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 준비위원장을 맡아 국제감각을 익힌 데다 조선축구협회 위원장과 조선 청소년태권도협회 위원장을 맡았던 전력이 있어 그의 스포츠 분야 전문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 자신의 최측근을 보냄으로써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노린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올림픽 무대를 통해 국제사회를 상대로 이미지 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김정은의 신임이 두텁고 정무 감각이 탁월한 상무위원 최룡해를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 들어 특사 자격으로 중국(2013년)과 러시아(2014년)를 각각 방문했고, 지난해 9월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북한 측 인물로서 유일하게 참석해 국제적 인지도를 높인 최룡해를 지목한 것은 이미지 개선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12년 7월 개최된 런던 하계올림픽에는 박명철 체육상을 단장으로 하는 올림픽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 상무위원으로 격을 높인 것은 '체육 강국'을 내세우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를 통해 임명된 4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헌법상 국가수반 직책을 수행하기 때문에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 북한을 대표해 참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를 반 바퀴 돌아가는 장거리 여정을 고려할 때 올해 88세로 고령인 데다 크고 작은 질환을 달고 사는 점 등을 고려해 제외됐을 것으로 보인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차수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참석해 민간 스포츠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군인 신분인 만큼 이번 리우 올림픽 개막식 참석 인사로 적임자가 아니라는 판단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북한은 다른 상무위원 가운데 박봉주 내각총리와 최룡해를 놓고 막판까지 저울질하다가 당에 무게를 실어주는 차원에서 최룡해를 낙점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외교 다변화를 꾀하는 북한은 브라질과 농업·스포츠·문화 교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평양주재 호베르투 콜린 브라질 대사는 지난 1월 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브라질과 스포츠 분야에서도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브라질에 축구 유학생 파견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 브라질은 2001년 3월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브라질은 미주 지역에서 쿠바에 이어 두 번째로 2009년 7월 평양에 대사관을 공식 개설했다. 아르나우두 카힐류가 초대 대사를 지냈고, 콜린 대사는 2012년 3월 평양에 부임했다.
북한은 2005년 7월 브라질에 대사관을 개설했다. 지난해 4월 말부터 김철학이 주브라질 대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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