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용희기자] 경기침체와 주택대출 규제가 일부 청약시장을 뺀 부동산 시장 전반에 직격탄을 날렸지만 이는 고가 아파트 시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지금 같은 저금리에 돈 넣을 곳은 역시 부동산뿐'이라고 판단한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10억원이 넘는 고액 아파트 매매시장은 일반 주택 거래가 한풀 꺾인 것과는 별개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 들어 전국에서 최고가로 팔린 아파트는 최근 2차 분양전환이 한창인 '한남더힐'로 79억원에 손바뀜됐다.
지난달 31일 매일경제신문과 리얼투데이가 공동으로 국토교통부 주택 실거래가 신고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매가격 1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거래는 총 43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06건보다 24.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매가를 모두 합한 거래 총액 오름세는 더 가팔랐다. 이 기간 고가 아파트 매매가격은 총 6조3809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1년 전 4조9432억원 대비 29% 높다.
아직 6월 통계는 집계 전이지만 지난 1~5월 기준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가 23만8352건으로 작년 같은 달 40만8764가구와 비교하면 반 토막 난 것과 비교된다. 우선 일반 아파트 거래가 급감한 것은 2015년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대 부동산 시장 호황기로 꼽히면서 거래가 몰린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과 동시에 2월 수도권, 5월 지방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 시작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자금동원력이 뛰어나 규제와 상관없이 주택 매수가 자유롭고 특히 저금리시대 고액 부동산을 좋은 투자처로 인식한 자산가들이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개포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바람에 고가 아파트 가격이 덩달아 오른 것이 전체 거래액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거래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로 지난 1월 지상 3층 전용면적 244.78㎡가 79억원에 팔렸다. 지난해 1년간을 통틀어 전국 아파트 매매최고가를 찍은 곳도 같은 면적의 한남더힐이었는데, 그때 가격(77억원)보다 몸값이 더 뛰었다. 2위 역시 76억원으로 한남더힐 전용 244.75㎡가 차지하는 등 이 아파트는 상반기 매매가 상위 10위 안에 4개나 포함됐다. 성동구의 대표 고급아파트 '갤러리아 포레'는 44층 전용 271.83㎡ 2곳이 각각 66억원에 손바뀜되며 3·4위를 차지했고, 국내 1호 주상복합인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2단지 전용 243.14㎡가 53억2000만원에 팔려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상반기 청약시장 열기를 반영하듯 상반기 분양권 시장에서는 웃돈이 무려 4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나왔다. 지난 6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7㎡ 분양권이 17억원에 팔렸는데 이는 2014년 분양가 12억6500만원보다 4억3500만원 높은 것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알파돔시티에 있는 판교신도시 판교알파리움 2단지가 분양가보다 3억6380만원이 더 붙은 13억5000만원에 팔려 뒤를 이었다. 두 곳을 포함해 분양권 프리미엄이 3억원을 넘은 아파트는 상반기에만 13곳에 달했다.
상반기 가장 비싸게 팔린 오피스텔로는 각각 23억원에 손바뀜된 마포구 공덕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전용면적 264㎡와 청담동 '피엔폴루스' 전용 138㎡가 나란히 꼽혔다. 월 임대료만 최고 1000만원대에 달하는 피엔폴루스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국세청이 발표하는 기준시가 기준 최고가 오피스텔로 꼽혔던 곳이다.
한편 국토부가 공개한 상반기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평균은 5억743만원으로 2010년 하반기(5억316만원) 이후 5년 만에 5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많은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 실거래가는 서울 평균 2배인 1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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