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국립극단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립극단은 2016 배우중심의 연극으로 인간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기억과 망각, 편집과 애정을 경계성 치매의 틀 안에서 다룬 이야기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를 오는 1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김윤철 예술감독은 <어머니> &<아버지>, ‘한 무대 두 공연’ 기획의도에 대해 “국립극단은 우리의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그런데 오늘날 가장 첨예하게 우리의 의식에 떠오르는 사회현상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그것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인 여러 가지 문제들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플로리앙 젤레르라고 하는 탁월한 프랑스의 젊은 극작가가 최근에 <아버지>와 <어머니>라고 하는 두 작품을 써서 발표했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이 다같이, <아버지> 같은 경우에는 기억상실의 치매증상, 이런 것을 대변하고, 있고 또 <어머니>는 빈 둥지 증후군이라고 하는, 남편도 떠나고 자식도 떠나고...이런데서 오는 공허함과 외로움 이런 것에 의해서 더욱더 편집적으로 사람들을 또는 가족들을 대하는 이런 태도들이 이게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초고속 고령화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이런 생각을 우선 했고, 두 번째는 이 두 작품이 주제적으로 서로 연결이 된다”고 밝혔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사진출처=국립극단
실제로 <아버지>는 두 딸이 있는데 자기를 돌보는 딸보다 자기를 방임하는 딸을 더 좋아하는 그러면서 자유라고 하는 ‘치매 걸린 노인네가 가장 원하는 것은 자유다’라는 역설을 보여 주고 있고, <어머니>의 경우는 거꾸로 집 나간 아들에 대해서, 아픔에 대한 애정, 거의 근친상간적인 그러한 애정으로 자식을 그리워하고 있는 가운데, 남편은 바람피우는 것 같고, 그야말로 삶에 있어서의 위기, 외로움 이런 것을 겪고 있다.
김 감독은 “그래서 이 두 가지, 하나는 편집에 의한 치매 증상, 또 하나는 기억 상실에 의한 치매 증상, 이것은 사실 우리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그런 주제이고, ‘<어머니>와 <아버지> 두 입장에서 같이 이렇게 놓고 비교하는 것이 조금 더 우리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래서 (저는) 이것을 음악에서 얘기하는 대위법으로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둘을 나란히 놓고 하나의 고령화 사회, 또는 병들어가는 이 사회의 단면을 파악하는 데는 대위법으로 이 두 작품을 공연하는게 좋겠다. 그래서 ‘한 무대 두 공연’이라고 하는 교차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어머니>&<아버지>의 작가와 작품에 대해 “플레리앙 젤레르라고 하는 작가는 서른일곱 살 밖에 안 된 아주 젊은 작가로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연극계와 소설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라면서, “소설을 쓰면서 우리한테 증명했던 문학성, 희곡을 쓰면서 탁월한 실험성, 이런 것들이 다 겹쳐져서 우리가 이 극을 통해서 <아버지> <어머니>라는 두 작품을 통해서 문학성과 연극성을 동시에 체험하는데,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소설도 결국 서사이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고 연극도 마찬가지다. 보통 소설이나 희곡은 관객들로 하여금 관찰자의 입장에서 감상하게 만드는 희곡을 쓰는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그런데 젤레르의 특징은 우리로 하여금 객관적 관찰자로 머물게 하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사진출처=국립극단
김 감독은 또 “둘 다 치매라든지, 편집 증상을 다루고 있지만 그 치매와 편집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글이 아니라 관객으로 하여금 치매 속으로, 편집 속으로 우리를 몰입시키면서 우리 스스로 편집과 치매를 느끼게 하는 그런 아주 독특한 글쓰기를 하고 있어다”며, “그래서 우리가 치매와 편집을 이해하는 게 상당히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중요하다. 그것을 단순히 지적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이렇게 경험적으로 이해시키는 측면에서 정말로 일상적인 작가이고, 형식과 내용을 그렇게 일치시키면서 그것을 그대로 연극으로 만든 그 능력이 정말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플로리앙 젤레르라는 작가는 이번 작품을 우리가 이번에 보면서 느꼈듯이 그 문학성, 희곡성 이런 것이 참 독특하고, 뛰어나서 프랑스에서 제공되는 모든 상들을 다 수상할 만큼 뛰어난 작가로, 그래서 이제 우리가 해외신작 시리즈라고 하는 작품을 하면서 동시에 ‘도전’이라고 하는 올해의 기획적인 주제를 조금 더 완성하기 위해서 기획적으로 한 3년 이상의 차이를 두고 쓰인 작품이다. 그것을 우리가 함께 대위법적으로 모으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체험을 하도록 유도하는 기획적인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저희로서는 굉장히 큰 도전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작품은 관객이 정말로 새로운 연극을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또 원로배우 중에서 탁월한 연기력으로 존경 받는 박근형, 윤소정, 이호재 배우가 다 모셔서 공연을 하게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대도 되고 어떤 새로운 연극에 대한 이해, 지평을 확대하는 그런 계기가 될 것으로 (저는) 믿고 또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