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세계적 연출가 ‘헤닝 브록하우스’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재)세종문화회관(대표 이승엽), (사)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 공동주최로 오는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공연은 이탈리아 마체라타 스페리스테리오 야외 극장이 ‘헤닝 브록하우스’에 의뢰해 1992년 공연했던 작품을 그 연출 그대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올린다. ‘더 뉴 웨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무대 위 거대한 거울과 화려한 그림이 선보이는 독특한 시각적 효과로 초연 당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헤닝 브록하우스’ 연출의 ‘라 트라비아타’는 1992년 초연을 시작으로, 1994년 로마, 1995년 일본 나고야, 미국의 볼티모어, 팜비치, 스페인의 발렌시아, 프랑스 툴롱, 중국 베이징 등 세계 유명 공연장에서 재공연 됐다. 지난 4월에는 중국 국가대극원에서 공연된 바 있다. 특히 올 11월 서울 공연에서도 초연 당시 무대와 의상, 소품 등을 공수해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그대로 재현한다.
‘라 트라비아타’의 주 이야기는 파리의 가장 아름다운 매춘부의 거실에서 시작된다. 무대 위 관능적인 의상들은 이 공연의 화류계 여성의 삶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감각적이고 화려하면서 세련됐던 의상들로 무대에 재현했다. 부유했지만 동시에 퇴폐적이기도 했던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를 모티브로, 과감한 노출과 시선을 사로잡는 여성들의 파티복, 가볍고도 관능적인 의상 스타일을 관객에게 보여 준다.
연출가 ‘헤닝 브록하우스’는 뛰어난 색체 감각과 함께 작은 소품 하나에서부터 마지막 커튼콜까지 계산해 화려함과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런 그의 대표적 연출작으로, 객석이 무대가 되고, 무대바닥이 배경이 되는 등 공간을 새롭게 창조하는 독특한 연출을 선보인다. 무대 위 펼쳐진 책을 상징하는 거대한 거울과 바닥에 깔려있는 작화막들은 극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요셉 스보보다’가 디자인한 이 작품의 무대는 1870년대를 배경으로, 관객은 극장에 들어서면 텅 빈 무대 위의 눕혀진 거대한 거울을 발견한다. 이내 공연이 시작되면 암전 상태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과 함께 천천히 올라가는 거울은 마주하게 된다. 거울이 45도-50도로 들어 올려 지면 무대 위의 모습들이 반사돼 거울에 비춰진다. 이는 마치 관객들이 무대에서 벌어지는 비밀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낯선 시각적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무대는 화려한 색체와 이미지로 시각적 아름다움을 전하면서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한다. 1막에는 화류계의 여성 비올레타의 삶을 말하듯 에로틱한 여러 그림을 콜라주한 배경이 펼쳐지고, 2막에서는 알프레도와 소박한 행복을 일구는 비올레타의 마음처럼 하얀 들꽃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3막에서 바닥은 더 이상 작화막들로 덮혀 있지 않고 본래의 무대바닥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는 비올레타의 삶의 환상이 끝났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3막 마지막 공연이 끝나갈 즈음에는 거울이 90도 각도로 완전히 들어 올려지면서 관객들은 거울에 비춰지는 극장 내부의 모습과 자신들의 모습을 무대 위에서 마주하게 되면서, 또 한 번의 시각적 묘미를 느끼게 한다.
이번 공연의 비올레타 역에는 소프라노 글래디스 로시, 알리다 베르티가, 알프레도 역에는 테너 루치아노 간치가, 제르몽 역에는 세계적인 바리톤 타를로 구엘피 등 이 출연한다. 지휘는 세바스티아노 데 필리피가 서울시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