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야권의 정치지형에 새판짜기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1야당의 지도부 대부분이 친문(親文.친문재인) 체제로 바뀌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비문 진영에 새로운 활로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서 다른 잠룡들이 더민주의 경선 틀에서 탈피해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의 이번 전대에서 친문색체가 강한 온라인 권리당원 뿐만 아니라 대의원들까지도 문 전 대표로의 기울기가 뚜렷하게 느껴지면서,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더민주의 잠룡들로서는 전략적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선이 시작되면 더민주의 잠룡들은 ‘문재인 대항마’로 자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전대의 결과로 볼 때 ‘이미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제3지대론이 부상하고 있다.
물론 아직 이들이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정계복귀 ‘초읽기’에 들어간 손 전 고문이 일단 제3지대에 머물면서 재기를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처음부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이들 중 일부가 더민주 경선에 불참하고 당 밖으로 나올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비주류의 중심에 선 김종인 대표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박 시장과 안 지사, 그리고 손 전 고문을 잇따라 만났고, 또한 새누리당의 남경필 경기지사와도 만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양당이 지나치게 한 계파로 쏠림 상황이다. 정치가 움직이는 게 생리인데 새로운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민의당은 제3지대론에 경계심을 보내면서도 앞서 자신들을 중심으로 비박 및 비문주자들이 헤쳐모이는 새판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안철수 전 대표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고, 최근에는 박형규 목사 빈소에서 손 전 고문의 손을 맞잡기도 했다. 또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손 전 고문을 만나 “국민의당에서 안 전 대표와 경선을 통해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해 달라”고 ‘러브콜’을 끊임없이 보냈고, 그러면서 박 비대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3지대론을 하자는 것은 국민의당을 소멸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야권발 정계개편에 대해 당장 현실화 될 것으로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제3지대론의 경우 단순히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내에서도 호응이 있어야 파괴력을 가질 수 있지만, 그러나 현재 새누리당 비주류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 주도의 중간지대 플랫폼에 얼마나 경쟁력 있는 주자들이 가늠할지도 미지수이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