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함익>을 공연한다.
창작극 <함익>은 2016년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김광보 연출과 <달나라 연속극> <로풍찬 유령극단> <뻘> 등 고전희곡의 한국적 재해석으로 ‘재창작의 귀재’라고 불리는 김은성 작가가 만났다.
인류 최고의 비극인 셰익스피어 <햄릿>의 심리적 고독에 주목해 ‘햄릿’의 섬세한 심리와 그에 내재된 여성성을 중심으로 재창작된 이번 작품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고독을 만나게 하고 관객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햄릿’을 선보일 예정이다.
창작극 <함익>은 인류 최고의 비극이자 웅장한 복수의 드라마인 세계적 명작 <햄릿>에서 비롯됐지만, 전혀 새로운 <햄릿>에 대한 이야기이다. 완벽하게 잘 만들어진 웅장한 서사를 배후로 밀어내고 행간에 숨어 있는 ‘햄릿’의 심리와 고독, 그리고 남성적인 복수극 뒤에 숨어 있는 ‘햄릿’의 섬세한 여성성에 주목하면서 2016년 서울, 현재를 살아가는 새로운 ‘여자 햄릿’ ‘함익’이 탄생했다.
기본적인 가족구도와 인물관계를 유지하면서 캐릭터의 성격과 역할을 새로 창조한 이 작품은 주인공 ‘함익’의 심리적 흐름으로 구성, 원작 <햄릿>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더해준다.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로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 ‘함익’의 내면은 실상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다. 사람을 만나는 방법, 진솔한 인간관계를 갖지 못하고 인간미를 잃어버리고 가면을 쓰고 살 수 밖에 없는 여자 ‘함익’은 복수의 일탈을 꿈꾼다.
그러던 중 연극청년 연우를 만나게 되고 외형만 화려했던 ‘함익’의 고독한 내면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이 시대의 왕국에서 ‘햄릿’으로 태어났지만 진솔한 인간관계와 인간미를 갖고자 ‘줄리엣’을 꿈꾸는 ‘함익’의 모습은 무미건조한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동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주인공 ‘함익’ 역에는 최나라가, ‘함익’의 분신 역은 이지연이 맡아 열연하고, 이 외에도 2016 서울시극단의 시즌단원과 연수단원 등의 배우들이 섬세한 앙상블을 선보인다.
이 작품에는 주인공 함익이 만들어 낸 또 다른 자아가 등장한다. 함익의 자아를 어떤 역할이라고 해석하는지에 대해 최나라는 “함익은 결여성이 결여된 인물로,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배신에 대한 분노로 여러 가지 트라우마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서적인 결핍으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를 온전히 맺지 못하는 고독한 사람이라, 주로 차가운 말을 내뱉는다. 성격이 사나운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소통 방법을 모르는 것”이라면서, “함익은 엄마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던 중 중학교 시절, 우연히 본드를 불고 환영을 보다, 그 환영으로부터 억압돼 있던 자유로운 속내를 알게 된다. 함익이 불러내는 또 다른 자아는 하고 싶은 말을 허심ㅂ탄회하게 털어놓고, 더 솔직하게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햄릿>을 소재로 하는 많은 작품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이 동시대에 주는 의미에 대해 배우 이지연은 “나는 자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면의 진짜 모습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면서,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대면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임을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