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LG아트센터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1990년대 ‘영 라이언’으로 데뷔한 이래 20년간 눈부신 성과를 쌓아올리면서 진정한 거장 반열에 오른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두 재즈 뮤지션, 색소포니스트 조슈아 레드먼과 피아니스트 브래드 맬다우가 오는 10월 15일 오후 7시 LG아트센터에서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선다.
이들의 인연은 1990년대 초반, 뉴욕에서 시작됐다. 전설적인 색소포니스트 듀이 레드먼의 아들이자 하버드 대학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였던 조슈아 레드먼이 본격적으로 음악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은 1991년 가장 권위 있는 재즈 경연대회라 불리는 셀로니어스 멍크 컴퍼티션에서 수상하면서부터다.
이후 뉴욕 재즈씬에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1993년 ‘조슈아 레드먼’콰르텟‘을 결성했다. 당시 주니어 맨스 지미 콥 등 재즈 명인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먼저 뉴욕에 입성했던 브래드 멜다우가 이 콰르텟의 피아니스트로 함께 활동했다.
두 뮤지션은 콰르텟 활동 당시 녹음한 음반 <Moodswing>을 시작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따로 활동하면서 서로를 초대해 레드먼의 음반 <Timeless(for Changing Times)/(전환기를 위한) 영원한 이야기들>과 멜다우의 오케스트라 편성 음반 <Highway Ride> 등을 함께 녹음했다.
특히 2013년 발매된 조슈아 레드먼의 오케스트라 편성 음반 <Walking Shadoes>에서 멜다우는 피아노 연주 뿐 아니라 프로듀서 역할까지 맡으면서, 우정을 과시했다. 멜다우는 20여 년 전부터 함께 연주해 오던 레드먼과의 관계에 대해 “아무도 보이지 않는 길을 한참이나 달리다가도 내가 출발했던 자리를 정확하게 되돌아가게 해주는 그런 종류의 우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조슈아 레드먼 콰르텟 활동 이후 자신의 트리오를 결성한 멜다우는 <The Art of Trio Vol. 1-5> <Elegiac쵸칟>등의 앨범을 통해 ‘재즈 트리오 미학의 정점’ ‘키스 자렛 이후 가장 독창적인 연주’라는 평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인 연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초창기 정통 재즈 스타일의 연주를 선보이던 레드먼 역시 <Elastic> <Momentum> 앨범을 통해 펑크, 록, 힙합 등의 요소를 가미하는 등 과감하고 진보적인 시도를 선보이면서 ‘재즈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뮤지션’으로 평가 받아 왔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동안에도 다양한 음반 활동과 크고 작은 무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음악적 교류를 나눠온 두 뮤지션이 지금까지 해왔던 협업과는 다른 차원의 콜라보에 도전한다.
사실 재즈신에서 색소폰과 피아노 즉흥 이중주는 늘 있어왔지만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기에 클럽이 아닌 콘서트를 무대, 혹은 음반 녹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합은 아니었으나,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과감하고 혁신적인 도전을 이어온 이들은 서로에 다른 완벽한 믿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2011년부터 함께 무대에 올라 이중주를 쳤고, 각자의 개성이 담긴 눈부신 즉흥 연주와 창의적인 앙상블은 매 순간 무대 위 하나의 작품으로 남았다.
앞서, 지난 9일 발매된 그들의 첫 공식 이중주 음반 <Nearness>에 대해 황덕호 재즈칼럼니스트는 “멜다우의 피아노가 모험적인 화성의 전주를 펼치면 이 사랑스런 발라드는 물 위에 비춰진 불빛처럼 불안하게 흔들리지만 레드먼의 푸근하고도 정직한 색소폰 선율은 곧 수면을 잠재우면서 작품의 아름다운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면서, “그것은 마치 아름다운 인상주의 그림 한 폭을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