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성운/사진=심종대 기자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지난 9일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연극 ‘클로저’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클로저’는 영국의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작품으로 1997년 런던에서 초연, ‘댄’과 ‘앨리스’, 그리고 ‘래리’와 ‘안나’라는 네 명의 배우가 서로의 관계와 사랑, 집착과 탐욕, 소통과 진실을 이야기하는 깊이 있는 스토리로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지난 2004년 영화로 만들기도 한 ‘클로저’는 영화에서도 줄리아 로버츠, 주드로, 나탈리 포트만, 클라이브 오웬 등의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골든글로브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여우, 남우조연상을 받는 등 작품성에서도 인정받았다.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언론에 공개된 이날 ‘클로저’는 스트립 댄서 ‘앨리스’ 역에 이지혜와 박소담이, 신문사 부고 기사를 쓰지만 앨리스의 삶을 글로 써 작가로 데뷔한 남자 ‘댄’ 역에 이동하, 박은석, 김선호가, ‘댄’이 첫눈에 반하는 사진작가 ‘안나’ 역에 김소진과 송유현이, ‘안나’를 사랑하지만 ‘앨리스’와도 관계를 맺는 의사 ‘래리’ 역에는 배성우, 김준원, 서현우가 캐스팅됐다.
노덕 연출은 연극 ‘클로저’에 대해 “연극으로 여러 번 올려진 작품으로 제 개인적인 취향이나 연출 의도를 투영하겠다기보다 대본 자체가 워낙 훌륭하고 좋은 작품이라 대본이 가진 순수한 매력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작품을 선택하게된 이유를 밝혔다.
박소담은 최근 인터뷰에서 ‘저도 영화에서 10대나 20대 초반 연기를 계속해와서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한 멜로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극 ‘클로저’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클로저’가 연극으로 올라온단 이야기에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고, ‘앨리스’라는 역할 자체가 가진 힘이 제게는 휴식이 아니었다. 또 학교에서 연극할 때 소극장에서 느끼던 감정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면서, “‘렛미인’ 때에는 1,004석이란 객석을 채우는 또 다른 뱀파이어의 에너지로 극에 임했다면 이번엔 좀 더 가까이에서 관객을 만나는 기회고 이런 날카롭고 솔직한 작품을, ‘앨리스’를 제 목소리로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다시 한 번 정말 제대로 배운다는 생각으로 연극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박소담/사진=심종대 기자
지난 2013년에 이어 이번 작품에도 참여하는 이동하는 “3년만에 ‘클로저’를 다시 하게 됐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대사의 의미나 뉘앙스를 좀 더 그때보다 더 살려보고 싶었다”면서, “(이번에는) 좀더 깊이 있게 생각하고 호흡이나 감정들을 풍성하게 살려보기 위해 생각하고, 그런 점에 집중적으로 연습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클로저’를 연습하면서 어려웠거나 공감이 된 부분이 있거나 캐릭터를 만들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는지에 대해 배우 배성우는 “연극이 처음은 아니지만 ‘클로저’하면서 느꼈던 게 이 캐릭터가 굉장히 4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상황을 굉장히 섬세하게 쪼개서 대사를 써놨더라. 그래서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왜 그랬을까를 계속 짚어가면서 분석했다”면서, “캐릭터라기보다는 그 대본에 있는 것을 정확히 표현하는 부분이 힘들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네 명의 캐릭터들이 대본 안에서 잘 구축돼있어서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라기보다 대본을 서로 쪼개고 분석했다. 말이란 게 사실 다 정서니까 그 정서를 주고받는 작업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작품의 매력도 그런 면에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소담은 “굉장히 날카로운 작품이고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왜 이 사람과 이 이야기를 하게 되는지 대본에 잘 나와 있어, 그것을 무엇보다 잘 이해해서 입 밖으로 대사를 뱉고 싶었다.”면서, “‘앨리스’ 자체가 자기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서 살아가다 ‘댄’과의 관계에서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되고 ‘앨리스’로서의 삶이 끝나버린다. 그녀의 삶이 얼마나 파란만장하고 외로웠을지 생각해봤고 스트립 댄서인 그녀의 삶을 100% 이해할 수 없겠지만 많은 남자 앞에서 뭔가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외롭고 또 거기에서 사랑을 찾을 수 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차도에 뛰어들며 ‘앨리스’를 처음 만들고 ‘댄’과 마무리되면서 또 차도에 뛰어들어 그녀의 삶이 끝나게 되는 굉장히 외로운 친구구나 싶다”면서, “1장에서 ‘앨리스’의 캐릭터가 명확히 잡히지 않으면 뒤가 흘러가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뭐 ‘저런 애가 다 있지 싶게’ 그녀의 상태를 잘 보여주고 싶어, 담배나 말투, 손짓 하나까지도 세세하게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배우 배성운는 후배 박소담 배우에 대해 “박소담 배우를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봤는데 그때도 연기 잘하고 매력 있다 생각했다”면서, “같이 해보니 나이답지 않게 자기중심도 잘 잡혀있고 내가 저 나이 때 저렇게 할 수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라고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박소담은 끝으로 “2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네 명의 배우들이, 마치 링 위에 올라 싸움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치열한 싸움이 너무 짜릿하고 행복했고 이런 감정 감동들을 아주 가까이서 고스란히 잘 전달해드리고 싶고 저 또한 무대 위에 서니 배우로서 가져야 할 발음 발성도 더 평소보다 신경 쓰면서 많이 준비한 좋은 극이니 많은 분이 찾아오시면 좋겠다”면서 관심을 부탁했다.
심종대 기자,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