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한장면/사진제공/국립극장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NT Live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을 해오름극장에서 상영한다.
NT Live는 영국 국립극장이 연극계 화제작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 생중계 또는 앙코르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완성도 높은 해외 명작을 한글 자막과 함께 1만 5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지난 2014년 3월 국립극장이 국내 최초로 도입해 ‘위 호스’ ‘코리올라누스’ ‘리어왕’ ‘프랑켄슈타인’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햄릿’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시즌에는 실험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영 빅 극장이 제작한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을 각 2회씩 상영한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미국 최고의 극작가로 알려진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몰락한 상류층 여인 블랑슈가 뉴올리언스의 빈민가에 사는 여동생 스텔라를 찾아가 속물인 제부 스텐리와 함께 지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윌리엄스는 이 작품으로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퓰리처상을 받았고, 이 작품은 초연 이 후 수많은 연극과 영화로 각색돼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미국 드라마 ‘엑스파일’에서 스킬러 역으로 유명한 배우 질리언 앤더슨이 ‘여배우의 로망’이라는 주인공 블랑슈 역을 맡았고, 영화 ‘피아니스트 아워’에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벤 포스터가 스탠리 역으로 열연한다.
이 작품의 연출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출신의 연극, 오페라 연출가 베니딕티 앤드루스가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짐승 같은 스텐리와 꿈속에 갇혀 사는 블랑슈,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원작의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무대 디자이너와 제작 초기 단계부터 함께 작업했다. 공연 내내 회전하는 무대는 불행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블랑슈의 내면과 그녀를 둘러싼 우울한 환경을 시각화하고, 또한 관객들로 하여금 이를 훔쳐보게해 현실과 꿈, 욕망 사이를 헤매는 인간 본연의 자화상과 마주하게 한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함께 지난해 상영해 큰 호응을 얻은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이 다시 한 번 상영된다. ‘세일즈맨의 죽음’과 ‘크루서블’ 등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아서 뮐러의 희곡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은 주인공 에디를 통해 제어할 수 없는 인간의 강렬한 욕망과 공동체의 의리 속에서 갈등하는 한 남자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에디역을 맡은 마크 스트롱은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이미테이션 게임’ 등에서 폭넓은 연기력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명배우로, 이 작품으로 12년 만에 연극 배우로 돌아온 그는 조카딸 캐서린을 향한 욕망 속에서 파멸해가는 에디의 복잡한 감정을 완벽히 표현해내면서 명배우의 힘을 보여줬다.
이 작품의 연출은 감각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으로 유럽이 주목하고 있는 이보 판 호프가 맡았다. 이보 판 호프는 원작 속 시대를 암시하는 무대세트, 소품 등을 과감히 생략해 도전적인 연출력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미니멀한 무대에서 맨발로 열연하는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에 온전히 몰입하게 되고, 작품이 전하는 더욱 강렬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