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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었던 시대의 처절환 비극..
문화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었던 시대의 처절환 비극

심종대 기자 입력 2016/10/10 12:27
국립극단, 연극 ‘산허구리’


사진/뉴스프리존 DB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으로 함세덕 작가의 ‘산허구리’(연출 고선웅)를 오는 31일까지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 무대에서 공연한다.


연극 ‘산허구리’는 작가 함세덕이 21살 때인 1936년 <조선문학>을 통해 발표한 첫 작품으로,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의 궁핍한 현실을 고발하면서, 당시의 참담한 사회상과 시대의 모순을 생생하게 재현하면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은 일제강점기로, 삶의 터전이자 처절한 생존의 공간이었던 서해안의 어촌마을에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회의 모순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어린 시절을 보낸 어촌이야말로 자연의 서정성과 생존의 절박성을 뚜렷이 담고 있는 공간이라 생각했고, 섬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어민들의 生과 死, 현실과 꿈을 작품에 담고 있다.


사진/뉴스프리존 DB

그는 특히 어민들의 생활과 그들의 언어에 대한 깊이 있는 천착을 통해 사실적인 희곡을 썼다. 이 작품의 모델은 아일렌드 작가 존 밀링턴 싱의 ‘바다로 가는 기사들’로, 자식을 바다에 잃은 어머니의 비극이라는 상황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배경과 인물의 행동 등을 한국적으로 풀어내 원작과는 다른 새롭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1930-40년대의 많은 작품들은 일제의 탄압정책으로 인해 당시의 가난을 보여준데 그쳤다면, 함세덕의 ‘산허구리’는 현실을 상상하게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가난 속에 참담한 삶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모순 가득한 비극의 원인을 찾아내 이 비극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고선웅 연출은 이 공연의 말미에 어머니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둘째 아들 복조와의 재회를 연극적으로 표현했다. 이 장면은 이번 연극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고 연출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내면적인 결핍을 가지고 쉽지 않은 청춘과 인생을 살고 있는 20016년의 관객들에게 화두를 던지고, 함께 담론을 나누는 연극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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