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세계적 연출가 헤닝 브록하우스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재)세종문화회관(대표 이승엽)과 (사)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의 공동주최로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공연은 이탈리아 마체라타 스페리스테리오 야외극장이 ‘헤닝 브록하우스’에게 의뢰해 1992년 공연했던 작품을 그 연출 그대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무대 위 거대한 거울과 화려한 그림이 선보이는 독특한 시각적 효과로 초연 당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헤닝 브록하우스’ 연출의 ‘라 트라비아타’는 1992년 초연을 시작으로, 1994년 로마 등 세계 유명 공연장에서 이미 공연된 바 있다.
이 작품은 파리의 가장 아름다운 매춘부의 거실에서 시작한다. 무대 위 관능적인 의상들은 ‘라 트라비아타’의 화류계 여성의 삶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특히 감각적이고 화려하면서 세련됐던 의상들도 무대에서 재현했다. 부유하면서도 퇴폐적이기도 했던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를 모티브로, 과감한 노출로 시선을 사로잡는 여성들의 파티복, 가볍고도 관능적인 의상 스타일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라 트라비아타’의 무대는 1870년대를 배경으로, 관객이 극장에 들어서면 텅 빈 무대 위에 눕혀진 커다란 거울을 만나게 된다. 공연이 시작되면 암전 상태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과 함께 천천히 올라가는 거울을 마주하게 된다. 거울이 45-50도로 들어 올려지면 무대 위의 모습들이 반사되어 거울에 비춰진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무대는 화려한 색체와 이미지로 시각적 아름다움을 전하면서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한다. 1막에는 화류계의 여성 비올레타의 삶을 말하듯 에로틱한 여러 그림을 콜라주한 배경이 펼쳐지고, 2막에선 알프레도와 소박한 행복을 일구는 비올레타의 마음처럼 하얀 들꽃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3막의 바닥은 더 이상 작화막들로 덮여있지 않고 본래의 무대바닥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는 비올레타의 삶의 환상의 끝났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공연이 끝나갈 즈음에는 거울이 90도 각도로 완전히 들어 올려지면서 관객들은 거울에 비춰지는 극장 내부의 모습과 자신들의 모습을 무대 위에서 만나게 되면서, 또 한 번의 시각적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비올레타 역에는 소프라노 글래디스 로시, 알리다 베르티가, 알프레도 역에는 테너 루치아노 간치가, 제르몽 역에는 세계적인 바리톤 카를로 구엘피 등이 출연한다. 이 외에 테너 이승묵, 바리톤 장유상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한다. 지휘는 ‘세바스티아노 데 필리피’가 밀레니엄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한다.
연출가 ‘헤닝 브록하우스’는 뛰어난 색체 감각과 함께 작은 소품하나에서부터 마지막 커튼콜까지 계산해 화려함과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 준다. 이번 공연은 그의 대표적 연출작으로, 객석이 무대가 되고 무대바닥이 배경이 되는 등 공간을 새롭게 창조하는 독특한 연출을 선보인다. 무대 위, 펼쳐진 책을 상징하는 거대한 거울과 바닥에 깔려있는 작화막들은 극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