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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얘기하는 ‘콘택트’, 지금 우리 세상과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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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얘기하는 ‘콘택트’, 지금 우리 세상과 닮아“

심종대 기자 입력 2016/11/13 13:05
‘콘택트’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 기자간담회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콘택트’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 기자간담회가 10일 LG아트센터 VIP라운지에서 열렸다.


필립 드쿠플레 연출가는 이날 서울 강남구 LG문화아트센터에서 “가장 풍부한 감성을 담은 작품이기에 ‘콘택트’에 담긴 감동과 즐거움을 전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예측 불가한 매력이 공존하는 그의 공연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독특한 모양의 구조물과 특이한 의상, 무용, 아크로바틱, 서커스 등 모두가 화려하게 녹아든 이 개막식은 개최국의 역사를 소개하는 기존의 진부한 방식이 아닌 예술적인 축제의 장으로 승화했다는 평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동계올림픽 역사상가장 아름다운 무대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공연계의 이단아로 주목받던 그는 31세의 젊은 나이에 일약 스타가 됐고, 프랑스 언론은 그의 창의적인 연출 방식을 가리켜 언 누구와 비교할 수도,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함을 지녔다면서 ‘드쿠플러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또 캐나다의 세계적인 서커스단 태양의 서커스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아이리스’ ‘파라무어’를 같이 작업했고, ‘3대 프랑스 캬바레 쇼’라 불리는 ‘크레이지 호스 파리’의 ‘욕망’을 연출해 대중적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무용에 있어서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정립한 드쿠플레는 안무가 뿐만 아니라 여러 편의 단편영화의 광고,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필립 드쿠플레 자신이 직접 연출.출연한 영화의 성공으로 1995년 제네바 국제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또 가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효과를 사용해 다수의 TV광고를 연출했고, 1989년 칸 영화제 폴라로이드광고 은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제작자로서도 그 역량을 과시했다.


사진/심종대 기자

‘현대 무용’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폭이 넓어진 해석만큼 유쾌한 상상력을 가득 채운, 그는 오늘날 안무가이자 연출가, 영화감독이자 뮤직 디렉터라는 이미 다양한 수식어를 갖고 있지만, “무료한 일상으로 부터의 시적 탈출을 꿈꾸면서, 스릴 넘치는 낯선 세계를 보여 주는 것”이 자신의 창작 목표라고 말하면서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2014년 초연돼 프랑스, 영국, 벨기에, 독일 등 유럽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이 작품은 ‘파우스트’라는 가상의 뮤지컬을 리허설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리스’와 거래하는 등 원작의 내용이 일부 등장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리허설’이라는 설정 하에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로 전개된다.


그는 연출과정 중 장르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며 “여러 장르 섞는 것 자체가 주는 재미가 있다. 물론 장르 간 충돌은 항상 발생한다. 해결책은 일단 해보는 것”이라면서, “늘 실험한다. 해보면 나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러다 보면 다양한 해결책이 생긴다"고 말했다.


서커스, 마술, 뮤지컬, 그림자극, 발리우드의 요소를 뒤섞은 화려한 스타일과 컬러플하고 개성넘치는 의상, 그리고 감각적인 영상을 통해 ‘드쿠플러리’는 보다 풍부해지고 영리해졌다. 특히 거울을 이용한 ‘만화경’ 효과를 통해 무대 위 출연자들의 이미지를 스크린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확장했다. 그는 이런 시도를 “무용수의 움직임을 확장.변형시켜 무대 위에서 마법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쿠플레는 "인종, 나이, 체격, 개성 등 서로 다른 출연진 15명을 통해 괴테의 '파우스트'를 자유롭게 해석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많은점이 닮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인공이 신과 이야기하고 더 많은 욕구를 위해 악마와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같은 것이 현실세계의 모습과 너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목 ‘콘택트’에는 본래 뜻인 타인과의 관계, 연락, 접촉, 통함 등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필립 드쿠플레가 존경하는 선배 안무가로 2009년 세상을 뜬 현대무용가의 거장 피나 바우쉬의 작품 ‘콘탁트호프’를 오마쥬해 명명했다.


사진/심종대 기자

무용수들이 비슷한 동작을 취하면서 무대 위를 천천히 걷는 모습이 작품 중간에 등장한다. ‘콘탁트호프’를 연상시키는 이러한 장면을 통해 필립 드쿠플레는 그녀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고 있다.


음악은 필립 드쿠플레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프랑스 뮤지션 노스펠과 삐에르 르 브르주아가 맡았다. 이들은 무대 위에 직접 등장해 다른 출연진들과 어울리면서 기타, 첼로, 피아노, 피커션 등 여러 악기를 연주한다. 애잔한 첼로 솔로로부터 몽환적인 전자 음악, 가슴을 후련하게 하는 강렬한 록 사운드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노스펠은 록과 필을 넘나드는 보컬리스트로서 천상의 목소리와 악마 메피스토펠리스의 목소리를 넘나들면서 전체 극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 관객에게 선보이는 신작 '콘택트'는 3년간 진행된 전세계 순회공연의 마지막 공연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드쿠플레가 순회공연 중에도 수시로 디테일한 장면들을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왔다.


드쿠플레는 "3년 동안 공연을 올리면서 다양한 부분에서 수정이 일어났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가장 퀄리티 높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면서, ”역대 작품 중 가장 풍성한 작품 '콘택트'를 가장 수준 높은 퀄리티로 선보일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공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에 대해서는 “남녀노소 모든 세대가 즐거움을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작품을 본 모든이들이 제 공연을 통해 호기심을 갖고 사는 순간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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