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에 둘러싸인 로엔그린/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김학민)은 독일어 원어로 공연되는 최초의 국내 프로덕션으로, 국내초연작 ‘로엔그린’을 오는 16일, 18일, 그리고 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13년 바그너 최후의 고백 ‘파르지팔’을 국내초연으로 대한민국 오페라사의 새 장을 열었던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해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이어, 이번에는 ‘로엔그린’으로 바그너 시리즈의 여정을 이어간다. 앞서, 국립오페라단은 1974년 ‘방황하는 화란인’을 국내초연한데 이어 1976년 ‘로엔그린’을 번안 오페라로 국내 초연한 바 있다.
바그너 낭만주의 오페라의 결정판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성배의 기사 파르지팔의 아들이자, 미지의 세계에서 온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의 이야기로, 바그너 특유의 웅장하고 유려하면서도 낭만적인 선율이 어우러지는 걸작이다.
화려한 화성을 자랑하는 멜로디와 선율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특히 3막에 나오는 ‘혼례의 합창(결혼 행진곡)’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배경을 중세의 브라반트에서 현대사회로 옮겨, 오늘날 국내외 정치적인 압박으로 붕괴의 위기에 처한 어느 나라로 설정된다. 현대 국회를 연상시키는 세트 위의 군사적 대립, 수없이 반짝이는 별빛 속에 엘자를 찾아가는 로엔그린의 환각적인 여정이 그려진다.
지휘는 미국 워싱턴내셔널오페라 음악감독으로 활동중인 지휘자 필립 오갱이, 2008년 국립오페라단 ‘살로메’ 연출로 호평을 받은 카를 로스 바그너가 연출을 맡았다. 하인리히왕 역은 베이스 미하일 페트렌코가, 로엔그린 역에는 테너 김석철이, 엘자 역은 소프라노 서선영이 출연한다. 이 외에도 바리톤 토마스홀과 메조소프라노 카트린 위놀드, 베이스 손혜수 등이 함께한다.
김학민 예술감독은 “종교적 의미에 집중했던 과거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지구촌의 모든 현대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현대판 구원의 메시지에 집중해, 미래지향적 ‘로엔그린’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최근 세계오페라 무대의 혁신적인 경향을 국내 오페라 무대에 소개해 대한민국 오페라의 미래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