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노승현 기자]‘최순실 게이트’와의 관련 의혹으로 주목받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지난 해 합병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가치 평가액이 5천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재벌닷컴에 의하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합병 삼성물산 보유 주식가치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1조5천186억원으로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의 양사 지분가치(2조1천50억원)와 비교해 27.86%(5천865억원) 줄었다. 합병 전 양사 지분가치는 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기준으로 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양사가 합병하기 직전에 옛 삼성물산 지분 11.61%와 제일모직 지분 5.04%를 보유했다.
국민연금은 제일모직보다 옛 삼성물산 보유 지분이 더 많은 상황에서 합병비율이 제일모직 1주당 옛 삼성물산 0.35주로 결정돼 다른 주주들과 비교해 주식 자산 감소액이 더 많을 수밖에 없으나, 다만 중간에 일부 보유 주식을 매도해 실제 평가손실액은 드러난 것보다 적은 것으로 추산된다.
옛 삼성물산의 지분을 더 많이 갖고 있었던 삼성SDI, 삼성화재 등 삼성 계열사들과 삼성 측 ‘백기사’ 역할을 맡았던 KCC는 옛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책정된 합병비율로 인해 현재 10%가 넘는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하지만 합병 당시 제일모직 지분만 23.24%를 가지고 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평가손실이 7.8% 수준으로, 합병 이후 주식을 더 매입해 손실폭이 약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의 삼성물산 주식 자산은 각각 11.5%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합병 전의 지분가치를 회복하려면 통합 삼성물산 주가가 19만1천원을 넘어야 하지만, 통합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일인 지난 해 9월 1일 이후 한 차례도 17만원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합병 건과 관련해 “합병에 따른 기대 효익과 기금 포트폴리오 내 영향, 여러 논란과 관심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장기 수익 제고를 통한 연금재정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주어진 원칙과 절차, 지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노승현 기자, screet8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