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9일 '건강보장정책 우선순위 설정을 위한 주요 질병의 사회경제적 비용 분석' 보고서에서 "자살로 인한 직간접 사회적 손실 비용을 산출한 결과 한국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손실이 6조476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의료비, 교통비, 간병비 등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 비용과 조기사망에 따른 미래소득 손실액, 의료이용에 따른 생산성 손실액 등 간접 비용을 합해 사회적 손실 비용을 산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을 기준으로 전체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120조653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의 8.8%에 해당한다.
[연합통신넷= 생명애 김영진대표]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자살예방 조형물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구원은 전체 질병을 20가지 큰 항목으로 나눠 분류했는데, 이 중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은 '손상 및 중독'으로 16.2%였다. 이 항목에는 자살을 비롯해 외상 사고, 약물 중독 등이 포함된다. 자살은 '손상 및 중독' 중 가장 많은 33.2%의 비중을 차지했다.
자살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은 한국인 사망률 1위로 거론되는 암(신생물)으로 인한 비용인 15조3382억원의 42.3% 수준에 달했다.
자살로 인한 사회적 손실, 암의 절반에 육박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한 해 120조원을 넘어서 국내총생산(GDP)의 8.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로 인한 손실액이 암 비용의 절반에 육박해 심각했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지난 2008년 97조1천억원에서 2012년 120조6천억원으로 4년간 24.2%나 증가했다. 이는 건보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8~2012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질병을 20대 대분류로 범주화해 각종 질병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분석한 결과다.
사회적 손실이 큰 상위 7개 질병군을 보면 자살과 각종 사고 등으로 인한 손상 및 중독이 16.2%로 가장 높았고, 암 등 새로 발생한 이상조직인 신생물 12.7%, 순환기계 질환 11.6%,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질환 10.6%, 소화기계 질환 9.3%, 호흡기계 질환 8%, 정신 및 행동장애 6.9%의 순이었다.
특히 손상 및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액에서 자살이 33.2%를 차지해 건강보장정책의 우선순위에 둬야 할 필요성이 컸다. 2012년을 기준으로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6조4천억원으로, 암 비용의 42.3%에 해당했다.
전체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1.5배 높았다. 총 비용의 70%는 40대 이상에서 발생했다. 40대는 손상 및 중독, 50대는 신생물, 60대 이상은 순환기계와 근골격계 질환에서 비용이 가장 컸다. 이러한 비용은 50대 이상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비용항목별로 보면 2012년 기준으로 의료비가 48.8%로 가장 높고, 조기사망에 따른 미래소득 손실액 26.8%, 의료이용에 따른 생산성 손실액 18.1%) 간병비 5.1%, 교통비 1.2%의 순이었다. 과거보다 의료비는 늘고, 조기사망에 따른 손실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의료비는 근골격계 질환, 조기사망에 따른 미래소득 손실액은 손상 및 중독에서 가장 컸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현경래 박사는 "사회적 관점에서 자살 및 각종 사고 등에 의한 손실이 다른 질병군과 비교해 우위에 있고, 50대 이상의 높은 연령층에서 손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을 확인했다"며 "향후 우리 사회가 질병과 더불어 자살 및 노인성질환 등에 의한 손실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