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미국인 선교사 미네르바 구타펠의 기록에 근거해 극적 상상력이 더해진 우리 이야기로, 2010년 초연 이후 19회 공연한 어린이 공연의 초고봉으로, 오페라, 뮤지컬에 이은 ‘오라토리오 <왕자와 크리스마스>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단장 원학연)은 암울한 시기 구한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이들의 희망 노래,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 ‘왕자와 크리스마스’ 가 다음 달 23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왕자와 크리스마스’는 20세기 초 서양문물의 유입과 일제의 조선침략을 위한 압박이 극에 달하는 구한말 혼란의 시기를 배경으로, 서양 학문과 유교문화, 궁궐 안과 밖의 문화, 엄습해 오는 일제의 압박, 명성황후의 비극적 죽음,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조선왕조 마지막 왕자의 고민과 갈등을 궁궐 밖 친구들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낸 감동 드라마로, 이 작품의 배경 또한 덕수궁과 양이재이다.
“A-에이는 삿갓에 띠를 둘렀네. B-비는 3자에 작대기 그렸고, C-씨는 왼쪽 귀를 그려보자“로 당시 알파벳을 접했던 조선의 도령들이 생각했음직한 표현을 해학을 가득 담아 표현한 노래 가사이다.
또한 “고깃국에 흰 쌀밥 실컷 먹어 봤으면”하는 대목의 합창은 당시의 시대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경쾌한 선율에 합창되지만 마냥 즐거울 수 없는 우리 시대의 반영으로, 이 작품은 웃음과 메시지로 가득 채워져 있다.
“상제는 우리 황제를 도우사, 성수무강하사 해옥주를 산같이 쌓으시고...” 구한 말 우리 선조들이 목 놓아 불렀던 대한제국 애국가의 시작이다.
암울했던 시대, 외세의 침략과 위태로운 조정의 상황을 지켜보다보면 마치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것처럼 그 어느 것도 마음껏 할 수 없었던 왕자와 부산에 동생을 남겨두고 외국인 선교사를 따라 서울로 올라와 우연히 만난 호기심 많은 왕자가 마치 동생처럼 느껴지면서 더욱 그리움에 사무친 덕구는 어두움 속에서도 우정과 희망을 노래하는 궁궐 밖 친구들.
이번 공연의 절정은 모두가 무대에 등장해 ‘대한제국 애국가’를 합창하는 장면으로,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그 궐기가 오늘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 온다.
오라토리오는 ‘배우의 연기가 없는 줄거리를 가진 곡의 모임’으로 대체로 종교적인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독창보다 합창이 중시되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극의 진행을 일정한 음높이를 가진 낭송조로 설명하는 것이 보편적으로, 이번 공연은 오라토리오라는 형식을 빌리되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현대적으로 변형 또는 재구성했다.
2016 ‘왕자와 크리스마스’는 기존 뮤지컬의 형식에서 벗어나 동화사랑 연구소 이규원 소장이 구연동화로 이야기 전개를 설명한다. 실감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설명하고 합창과 독창 등으로 음악회는 진행된다.
대본과 작곡(편곡)은 현 서울시오페라단장인 이건용이 맡았다. 그는 “‘왕자와 크리스마스’의 장르를 설명하는데 있어 ‘어린이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라고 설명했다”면서, “풀어 설명하면 ‘이야기를 가진 어린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합창곡 모음’이라고 풀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바웃클래식그룹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합창과 주요 독창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원들이 맡았고, 서울시합창단 일부 단원들이 객원으로 협연한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