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노승현 기자]삼성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데 있어 마지막 걸림돌로 남은 중간금융지주사 허용 논의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중간금융지주회사법)에 대한 최종 손질을 마무리하고 곧 발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30일 “18, 19대 국회에 제출됐던 법안에는 반영되지 않은 제재 조항을 담아 법안을 보완했다”면서, “법안에 관심을 표명하는 의원실과 법안 발의를 논의해 왔으며 많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금융계열사 지분율이 일정 정도 이상일 때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을 의무화하고 관련 규제를 어길 경우 제재하는 조항도 이번 법안에 추가했다.

지주회사가 되면 부채비율 준수,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에 대한 각 의무 지분율 확보 등 규제가 따른다. 이를 어길 경우 시정명령, 과징금, 벌금이나 징역 등 벌칙도 가능토록 했다.

공정위가 연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허용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하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계획도 이에 맞춰 진행될 수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데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큰 축이 된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데는 현재도 큰 문제가 없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12.78%와 삼성전자가 타법인에 출자한 지분을 따로 떼어내 지주회사를 세우면 현재 삼성전자 지분의 약 30%정도, 8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지주회사가 된다. 나머지는 삼성전자 사업부분으로 분리된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계를 완성하려면 이재용-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계열화가 가능해야 한다. 새 지주회사가 생기면 현행법상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없게 되지만 이들 금융계열사를 매각하면서까지 삼성이 지주사로 전환할 이유는 없다.

이 고리를 풀 수 있는 것이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삼성생명이 지배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삼성증권.삼성화재.삼성카드를 묶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이재용-삼성물산(삼성지주회사)-삼성생명(중간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를 허용해 주자는 것이다.

앞서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지분 정리작업을 차분히 진행해 왔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의 100%, 증권은 30.5%, 화재는 15%, 카드는 71.9%를 갖고 있다. 금융지주의 상장자회사 지분율 요건 30%에 못미치는 계열사는 화재뿐으로, 화재는 자사주가 15.9%로 삼성생명이 매입하면 요건이 갖춰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는 특정집단과 무관하게 기업이 여건이 되면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승현 기자, screet8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