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만났다는 10월5일, 고영태는 해외도피중이었다. 자료:JTBC방송화면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고영태 씨의 국회 증언에 대한 위증 논란이 일고 있다. 고영태는 지난 7일 최순실 사태 관련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참석해 “JTBC 기자를 만난 적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다음 날인 8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특별취재팀 심수미 기자가 최순실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와 함께 “지난 10월 5일 고영태를 만났고 6일부터 모스코스 등 최순실씨의 차명회사 의혹 보도를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고영태와 JTBC 심수미기자 두 사람 가운데 하나는 거짓말을 한 셈이다.고 씨는 청문회에서 “JTBC기자를 만난 적이 없다”면서, “제가 전화를 했다면 제가 맞는지, 음성이 저의 것인지 기자께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JTBC 심기자는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 이성한씨와 함께 만나 셋이서 두 시간가량 식사를 하며 편안하게 대화를 나눴다”면서, “충격적인 내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자리였다”고도 방송에서 말했다.
하지만 JTBC 심기자가 고영태를 만났다고 한 날인 10월 5일에는 K스포츠 재단 문제가 불거지던 올해 9월초,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필리핀에 머문 뒤, 10월 27일에 입국했다.
자료사진/국회
JTBC의 심 기자는 10월 5일, 태국이나 필리핀에 있던 고영태를 이성한과 만났다는 이야기가 되지만, 말이 되지 않는다. 그날은 태풍 차바로 대부분 항공기가 결항됐고, 해외에서 고영태를 만났다면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JTBC 심수미 기자는 어디서 누굴 만났던 것일까. 이러한 모순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정황이 하나 있다. 10월5일, 심수미 기자는 그 전날 이성한을 만난 후, 다음날 이성한이 고영태라고 하는 이를 데려왔지만, 실제로 그는 고영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 이성한과 공모해서 고영태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입증해야 할 JTBC 심 기자가 고영태와의 대화 녹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자라면 당연히 이러한 상황에서 녹취를 하는 것이 본능이다. 그것도 전 날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 이성한을 만나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 다음날 JTBC 스스로 ‘비선중의 비선’이라고 했던 고영태를 만나는 자리로, 녹취를 안했다는 것은 기자로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고영태가 정말 JTBC기자와 만나 대화를 했다면, 기자에게 녹취파일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만난 적 없다”라고 청문회장에서 위증하기 어렵다는 것이 상식이다.
고영태도 국회에서 “그렇게 하라”고 요구한 것처럼, JTBC는 지금이라도 고영태와 대화했던 녹취 파일을 공개하면 된다. 왜 JTBC는 현재까지도 녹취 파일을 공개하지 않고 있을까? 그렇다면 JTBC 심 기자는 도대체 이성한과 누굴 만난 것인가? 이성한은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왜일까?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