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은 2016년은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셰익스피어 극들이 무대를 수놓은 한 해였다. 국립극단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는 마지막 작품으로 2016년 시즌을 마무리하는 공연으로, 그의 초기 희극 중 하나인 ‘실수연발’을 무대에 올린다. 어릴적 쌍둥이 형제와 그들의 쌍둥이 하인을 중심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오해와 해프닝이 쉬지 않고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국물 있사옵니다’에서 탁월한 코미디 감각과 편안한 호흡을 보여준 서충식과 남긍호 연출이 공동으로 맡았다.
Q. 작품소개 및 연출 콘셉트는 무엇인가?
A. 서충식 연출(이하 ‘서’)-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작품에는 바다에서 헤어졌던 형제와 하인들이 등장한다. 그 중 동생 안티포러스가 엄마를 찾아서 떠나는 길에 낯선 도시에서 쌍둥이들과 마주치게 되고, 쌍둥이기 때문에 서로 간에 혼란스러움과 착각을 겪는 해프닝 같은 작품이다. 각자 뭔가를 찾아서 떠나고 또 만나고 한편으로는 각자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서로의 ‘찾기’ 그 자체가 주제이다.
남긍호 연출(이하 ‘남’)-코미디이니까. 사실적인 양식보다는 스타일적으로 작품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맞췄고, 특히 동물 움직임을 잠시 빌려와서 배우들이 인물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습했다. 그런 부분들이 재미있을 것 같고 재미있기를 기대한다.
Q. 공옹연출의 매력은 무엇인가?
A. 서 연출-(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장점이 많다. (저는) 뒤에서 지켜보는 스타일이고, 남 연출은 다이나믹하고 열정적으로 배우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같이 디자인하고 훈련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남 연출이 좀 힘들었지요.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면들도 있다. 같이 서로 아이디어를 내서 그중에 좋은 것을 선택하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좀 과하다 싶으면 생략하기도 하고 목표는 하나 분명하게 갖고 있으니까, 그래서 아주 둘이서 재미나게 지금 작업을 하고 있다.
남 연출-힘들지 않고 재밌었다. 왜냐하면, 서 연출과는 이번 작업이 처음은 아니다. 물론 공동연출을 맡은 것은 처음이지만, (제가) 마임을 하기 때문에 서 연출이 공연할 때 움직임 지도 또는 마임 지도를 맡아 하면서 벌써 3-4년 전부터 호흡을 계속 맞춰 왔다. 이번 공동연출도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 제가 배우 출신이다 보니까 일어서서 배우들과 같이 연습한다. 그럴 때 서 연출은 제가 빠르게 지나가면서 놓쳤던 부분들을 많이 보완해 준다. 서로가 보완이 되고 보충이 된다는 점에서 콤비 같다. ‘실수연발’ 작품도 쌍둥이 이야기이고, 연출도 공동연출이고, 그래서 작업이 더욱 재미있는 것 같다.
Q. 두 명의 쌍둥이가 나오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서로 다르게 생긴 배우들이 쌍둥이 역을 맡을 텐데. 캐스팅 과정에서 어떤 점을 기준 삼아 쌍둥이 형제를 선정했는지, 그리고 이들이 쌍둥이라는 설정을 어떤 식으로 관객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지?
A. 남 연출-일단은 키와 몸집이 비슷한 배우들을 눈여겨봤고, 연기 중 풍기는 분위기를고려했다. 그럼에도 무대 위에서 이들을 쌍둥이로 보이게 만드는 것은 결국 연극적 약속이다. 쌍둥이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비슷한 의상과 분장뿐만아니라 비슷한 동작이나 습관을 반복해 서로의 연결지점을 드러낼 예정이다. 연습 중에도 쌍둥이 역 배우들은 서로의 약속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가급적 같이 연습했다.
Q. ‘실수연발’에는 에페서스와 시라큐스의 안티포러스 형제, 그들의 하인인 드로미오 형제 등 두 명의 쌍둥이가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는 유난히 쌍둥이 설정이 특히 도드라진다. 이렇게 여러 쌍둥이를 등장시킨 극적 효과는?
A. 서 연출-작품을 보면 매 장면 안티포러스 형제와 드로미오 형제가 번갈아 등장해 인물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하나가 들어가면 다시 하나가 나오는 식으로 오해가 엉키고 코믹한 상황이 가중된다. ‘실수연발’ 자체가 이러한 오해로 빚어진 소동극이다보니 두 쌍의 형제를 통해 희극적 효과를 증폭시키고 극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Q. 관객들에게 한마디를?
A. 서 연출-‘실수연발’은 코미기이기 때문에 듣는 것도 즐겁고 보는 것도 굉장히 즐거운 많은 구경거리들이 있다. 재미있게 즐기고 돌아가는 자리에는 갖고 있었던 많은 걱정과 근심거리들을 조금이라도 떨쳐놓고 나갔으면 좋겠다. 머리로 너무 생각하지 말고, 보이는 대로 즐겨주세요.
남 연출-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연극계의 원로 오태석 선생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선생님의 글에서 ‘연극은 재밌어야 한다. 재미를 주어야 한다’, (저는) 그 글에 정말 공감했다. 그래서 이번 ‘실수연발’ 공연도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 부분에 가장 집중했다. 현실은 힘들고, 지금 시국이 시국인 만큼 더더욱 삶이 어렵다. 만약에 공연을 보러와서 더 힘들면 그건 아니다. 공연을 보는 두 시간 동안은 조금 행복했으면, 공연을 다보고 공연장을 나올 때 재미와 웃음이 다시 삶의 활력소가 되어서 현실을 견디는 힘이 됐으면 좋겠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