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고개 예술극장에서 극단 초인의 김경욱 원작, 박정의 각색 연출의 <스프레이>를 관람했다.
김경욱(金勁旭, 1971~)은 광주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국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아웃사이더」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2013년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협동과정 서사창작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1993년 「작가세계」신인상 - 「아웃사이더」, 2004년 한국일보문학상 - 단편소설 「장국영이 죽었다고?」, 2008년 현대문학상 - 「99%」, 2009년 동인문학상 - 《위험한 독서》, 2016년 이상문학상 - 《천국의 문》 등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는 『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1996), 『베티를 만나러 가다』(1999),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2003), 『장국영이 죽었다고?』(2005), 『위험한 독서』(2008),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2011), 『소년은 늙지 않는다』(2014) 등이 있고, 장편소설 아크로폴리스』(1995), 모리슨 호텔』(1997), 『황금 사과』(2002), 『천년의 왕국』(2007), 『동화처럼』(2010), 『야구란 무엇인가』(2013)를 발표했다.
박정의(1967~)는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출신의 연출가로 극단 초인의 대표다.
2004년 박정의 작 “기차”로 거창국제연극제 금상을 수상, 카이로 실험연극제 초청 (기차) 아르메니아 국제 연극제 초청 (기차), 2005년 “기차”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오프 참가2006년 “기차” 요코하마 국제연극제 초청, 2006년 아비뇽 오프 참가, 2006년 독일 SOMMERWERFT FESTIVAL 초청, 2006년 에딘버러 프린지 참가, 2007년 “기차” 싱가폴 에스플라나다 극장 초청, 2007년 “선녀와 나무꾼” 아비뇽 오프 참가, 2007, 2008년 “선녀와 나무군” 에든버러 프린지 참가, 2008년 “선녀와 나무꾼”, 두바이 샤자 문화 궁전 초청 공연, 2009년 “선녀와 나무꾼”, 이란 국제연극제 초청 공연, 2009년 “선녀와 나무꾼”,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연제 초청 공연, 2009년 선녀와 나무꾼 영국 New Theatre Royal, South Hill Park Theatre, The Tron 공연, 2009년 선녀와 나무꾼 미국 San Francisco International Art Festival 참가, 2009년 이탈리아 Scalettine ‘IL GIARDINO DELLE ESPERIDI’ Festival 참가 및 워크숍, 2009년 아일랜드 Cairde Festival, Earagail Arts Festival, Junction Festival, Pavilion Theatre 2009년 선녀와 나무꾼 프랑스 Nuits de la Mayenne Festival 공연 참가 및 워크숍, 2009년 특급호텔 대학로예술극장 공연, 2009년 특급호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Buenos Aires International Festival 공연 초청, 2010년 맥베스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공연, 2010년 기차 한국 - 카자흐스탄 문화교류 초청공연, 2010년 내 창문을 두드리는 전쟁 광주국제공연예술제 공연, 2010년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드라마 맥베스 동숭무대 소극장 공연, 2011. 1 선녀와 나무꾼 네덜란드 투어, 2011. 2 특급호텔 대학로 인큐베이팅 사업 선정작 남산예술센터 공연, 2011.3 특급호텔 스페인 DFERIA 페스티벌 초청 공연,
연출작으로는 <창녀가 된 선녀와 나무꾼> <맥베스> <특급호텔> <게르니까> <독고다이 원맨쇼 맥베스> <동화동경> <유리동물원> <봄날> <스프레이> 등이 있는 장래가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가리개 같은 4각의 검은색 조형물 여러 개를 붙이거나 떼어 이동 배치하면서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좁은 침상형태의 조형물을 눕히거나 세워 높은 건물로 사용을 하고, 이웃집의 각종 전자제품의 소음이나, 부친의 음성은 녹음으로 극적효과를 높이고, 지하철 장면과 문의 개폐 음과 도착 출발 등의 효과음은 실제와 방불하다.
부분 조명과 조명의 강약, 강아지 인형, 백화점 제화코너의 구두소품 등은 물론 스프레이의 사용 등 세세한 부분 하나 하나, 의인화 된 고양이 출연자, 일인 다역의 출연자의 연기를 빈틈없이 연출한 연출가의 기량이 감지되는 공연이다.
내용은 유명백화점 숙녀화매장의 책임자인 주인공이 과중한 업무에 지쳐 늘 축축해진 몸으로 귀가해 잠을 청하려 들면, 아파트 이웃의 고양이 울음소리라든가 남자의 욕설과 유리그릇이 깨지는 소음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졸리는 눈으로 아파트 우편함에서 자신에게 배달된 물건인 줄 알고 가져와 보니, 호수를 잘 못 읽어 가져온 배달물이고 바로 그 물건이 향내를 풍기는 스프레이라는 설정이다.
향후 이웃에 배달 오는 물건을 슬그머니 자신의 것처럼 집어오고는 했는데, 그 중에는 예쁜 강아지 로봇이 들어있기도 한다. 주인공은 손이 몹시 축축한 편이라 숙녀와 매장에서 일할 때뿐만 아니라 늘 상 손이 축축해 숙녀화를 신길 때에도 주의를 한다. 주인공은 첫사랑의 연인에게서도 축축한 손 때문에 걷어 채이고 부친에게 듣는 욕설의 첫머리도 축축한 놈이라는 소리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인터폰으로 이웃에 전화를 하게 된다.
당연히 상대는 별소리를 다 듣는다는 듯 미친놈 하고 인터폰을 끊는다. 주인공은 우연히 이웃 여인이 늘씬한 체격에 미모인 것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은연중 이웃여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연모의 정도 품게 되면서 귀가시간과 이웃 의 소음까지 아련한 사랑의 일상처럼 여기게 될 즈음 하루는 몰래 들고 온 배달 상자 곽 안에 죽은 고양이의 시체가 담겨져 있어 깜짝 놀라 다시 우편함에 가져다 놓으려 하지만 경비 아저씨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한다. 주인공은 그 상자를 우체국에 가져가 다시 그 집으로 배달을 하도록 조처한다.
그 후 고양이 소리야 물론 들리지 않지만 한동안 이웃의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하루는 이웃의 그릇 깨지는 소음이나 남자욕설이 새벽 두시인데도 예전보다 더욱 크게 들려오고, 남자의 욕설 또한 평소와는 다르다. 주인공은 다시 인터폰으로 통화를 한다. 여인이 받으며 주인공에게 개자식이라고 욕설을 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남자가 욕설을 퍼부으며 집밖으로 나간다. 주인공은 자신의 일처럼 가슴이 아프다. 다음날 배달부가 고양이 죽은 상자를 배달하러 온다.
주인공은 그 상자를 빼앗아 들고 도망친다. 아마 이웃 여인에게 아픔을 주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심정인 듯싶다. 향 후 이웃집의 소음이 들리지 않게 된다. 전혀 들리지 않고 조용하니 주인공은 이상스럽게 생각하고 경비실에 이웃집이 너무 조용하다는 전화를 하게 된다. 경비로서야 당연히 비정상인의 전화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너무도 조용한 이웃과 이웃여인의 동태에 주인공은 이웃으로 다가간다.
그러자 여인이 아파트에서 나와 옥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주인공은 주시를 한다. 아파트 옥상에 올라선 여인은 곧바로 아래로 뛰어내린다. 쿵 소리가 들리면서.... 바닥에 떨어진 여인의 시신....자신의 방으로 되돌아 온 주인공은 스프레이를 꺼내 축축해진 손과 몸 그리고 방 전체에 스프레이로 분무를 한다. 객석에 스프레이의 향이 전달되면서 연극은 마무리를 한다.
이상희가 주인공 남자, 김정아가 이웃집 여자, 이종승이 경비, 이훈희가 첫사랑 여인과 숙녀매장 손님, 양신우가 이웃집 남자, 김범린이 배달부, 김명건이 고양이, 이보람이 직원으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이 성격창출에서부터 넌 버벌 퍼포먼스, 고양이 역할, 가리개 형태의 조형물과 극에 사용되는 소품을 장면변화마다 이동시키면서 열연을 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특히 주인공 역으로 여배우 이상희가 출연해 남자보다 더 독특하고 축축한 남자 역을 해 기억에 남는다.
음악 조선형, 조명 정일만, 무대 이종승 박재영, 포토그래퍼 양동민, 드라마트루크 전혜윤, 동작지도 김정윤, 조연출 이훈희 김희성, 음향오퍼 문수빈, 포스터 윤희문, 기획 신보화 이창훈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초인의 김경욱 원작, 박정의 각색 연출의 <스프레이>를 한편의 실험극적 조형예술연극으로 창출시켰다./박정기 공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