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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최윤환 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반 전 총장은 16일 본격적인 대외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경상남도 거제를, 오후에 부산을 잇따라 방문했다. 거제는 문 전 대표의 출생지다. 부산은 문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다.
오는 17일에는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을 찾는다. 문 전 대표가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곳으로, 반 전 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고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봉하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는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앞서, 지난 12일 귀국 일성으로 ‘정치교체’를 강조, ‘정권교체’를 앞세운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또 전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헌법 개정에 찬성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날 전시작전권 문제를 놓고 문 전 대표와 대척점에 섰다.
문 전 대표가 자신을 향해 “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쪽에 서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제가 더 오래 살았으니까 한국의 그 많은 변혁을 더 많이 겪었다“고 말해 ‘더 오래 살았다’는 반 전 총장의 표현은 문 전 대표가 정치적 경력은 더 길지만, 자신이 ‘인생 선배’라는 인식을 은연 중 드러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자서전 관련 질문에 “어려운 일을 제가 훨씬 더 많이 경험하고, 그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더 노력했다”고도 말했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한 여성 시민이 “우리가 바라는건 새로운 정치로, ‘정치교체’를 거론하자 반 전 총장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고, 깡통시장과 자갈치시장에선 상인들이 ”반기문 대통령“을 연호하자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거제와 부산에서 노동조합, 대학생, 시장 상인들을 주로 만났다.봉하마을 이후 방문지는 ‘세월호 참사’의 현장인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이고, 이튿날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와 화재 피해를 입은 전남 여수 수산시장으로 간다.
당장 선거를 치를 경우 자신이 취약한 계층으로 꼽히는 청년.진보 성향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면서 호남 표심을 구애하는 전략으로 여겨지는 한편, 선두 주자인 문 전 대표만 집중적으로 견제하면서 다른 여권 주자들과 차별화, ‘반기문 대 문재인’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정상외교로 선박 수출을 촉진하겠다는 등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세일즈 외교’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최윤환 기자, cyh22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