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종준 기자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세혁 각색, 김수희 연출의 가족음악극 <십이야>를 관극했다.
오세혁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배우 겸 작가 그리고 연출로 활동 중이다. 2011 <아빠들의 소꿉놀이>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되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로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1 밀양연극제 젊은 연출가전에서 <그와 그녀의 옷장>으로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하고, 2012 남산 상주극작가 2기에 선정되었다. 2013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벨트 2기에 선정되고, 2014 희곡<게릴라 씨어터>로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에 당선되고, 2016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작가다.
작품으로는 <괴벨스극장> <보도지침> <우주인> <국가 보안법> <B성년> <레드 채플린> <30만원의 기적> <페스트> <분노의 포도> <게릴라 씨어터> <템페스트> <보도지침> <헨리 4세> 등을 각색 또는 집필, 그리고 연출했다.
김수희는 경희대학교 경영학부를 졸업한 극작가 겸 연출가다, <너를 향해 활짝> <어디가세요 복구씨>, <당신의 손>, <자웅이체의 시대>, <더 위너> , <어쩌자고 서로 만나 알게 되었는가>를 쓰고 연출을 했다. 연출작은 <흩뿌리니 날리어>, <옆에 서다>, <소년B가 사는 집>, <창신동>, <섬>, <황혼>, <다시 오적>, <싸우는 여자>, <사심 없는 사람들>이고, 2013 제34회 서울연극제 <아름다운 동행>으로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을 수상하고, 2014 제1회 서울연극인상 극작 상을 수상한 미모의 작가 겸 연출가다.
<십이야(The Twelfth Night)>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1600년에 쓴 3막 희극이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곡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전통 설화에서 소재를 땄다. 십이야(十二夜)란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째에 해당하는 1월 6일을 의미한다. 이 희극은 1601년 1월 6일 이탈리아의 오시노 공작을 환영하기 위하여 엘리자베스 여왕 궁정에서 초연되었다.
<십이야>의 줄거리는 모습이 서로 닮은 쌍둥이 남매 세바스챤과 바이올라는 일리리아 해안에서 선박의 난파로 헤어진다.
상륙한 누이 바이올라는 세사리오로 변장하고 오시노 공작의 하인으로 들어간다. 이 공작은 올리비아라는 이웃 여자영주를 연모하나 그의 청혼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인 세사리오가 실은 그를 사랑하는 바이올라라는 여인인 줄 모르는 공작은 세사리오를 처녀영주 올리비아에게 보내 계속 청혼의 뜻을 전한다. 심부름을 하는 바이올라는 무척 괴로운 것인데 더욱 난처한 것은 처녀영주 올리비아가 세사리오를 남자인줄 알고 사랑하게 된 것이다.
사진/오종준 기자
그런데 처녀영주 올리비아의 집안에는 그녀의 집사 말볼리오, 그녀의 친척 토우비 경, 그녀의 어릿광대 페스테가 있다. 토우비 경은 앤드루 에이규치크 경과 더불어 주로 술로 소일한다. 부유하나 어리석고 용기 없는 앤드루 경은 올리비아를 소개해 준다는 말에 솔깃하여 토우비 경에게 계속 술을 사서 먹인다.
한편 익사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바이올라의 오빠 세바스챤은 안토니오란 선장의 구조로 목숨을 건져 선장과 더불어 일리리아에 온다. 안토니오 선장은 돈지갑을 세바스챤에게 주고 헤어진다.
처녀영주 올리비아는 이제 노골적으로 세사리오에게 사랑을 표시하게 된다. 앤드루 경이 실망하여 일리리아를 떠날까 염려한 처녀영주의 친척 토우비 경은 앤드루 경을 충동하여 세사리오와 결투하게끔 만든다. 겁쟁이 앤드루 경과 여자인 세사리오는 내키지 않는 칼을 뽑는데 이때 안토니오 선장이 달려들어 세사리오를 구한다.
그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인 것으로 착각한다. 안토니오는 이 나라의 적대국에 속한 사람이라 관헌에 붙잡힌다. 그는 세사리오에게 돈지갑을 달라고 했으나 세사리오는 당연히 안토니오 선장을 본 일조차 없다고 말한다. 우정을 맹세한 안토니오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으로 알고 당연히 분노한다.
세사리오가 아주 허약한 것을 눈치챈 앤드루 경이 그를 해치려 들지만, 이번에는 세바스챤이 나타나 앤드루 경을 부상시키며 친구를 도우러 달려온 처녀영주의 친척 토우비 경도 부상시킨다. 올리비아가 이때 등장해, 세바스챤을 세사리오로 잘못 알고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다가 신부의 주례 하에 결혼식을 올린다.
오시노 공작은 변장한 바이올라와 다른 수행원을 거느리고 처녀영주 올리비아의 집 앞에 나타난다. 이때 마침 공작의 관헌들이 안토니오 선장을 호송해 온다. 안토니오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으로 알고, 세사리오가 그에게 구조된 젊은이이며 자신의의 돈지갑도 갖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세사리오가 당연히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세사리오의 말을 오시노 공작이 인정한다.
그러나 처녀영주 올리비아가 세사리오를 남편이라고 부르면서 신부를 불러 증언까지 시키자, 오시노 공작은 자신의 연서를 올리비아에게 전달하지 않고 공작대신 처녀영주에게 사랑을 고백한 것으로 오해를 하고, 세사리오에게 배은망덕한 짓을 했노라고 몹시 화를 낸다.
이때 토우비 경과 앤드루 경이 상처투성이로 나타나서는 세사리오에게 당한 것이라고 함으로써 더욱 사태는 혼란에 빠진다.
사진/오종준 기자
마침내 바이올라의 쌍둥이 오빠 세바스챤이 나타나 남매가 서로를 알아봄으로써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게 된다.
오시노 공작은 그의 하인 세사리오가 실은 자기를 사랑해 온 아름답고 현명한 바이올라라는 여인이란 사실을 알고, 처녀영주 올리비아를 바이올라의 오빠인 세바스챤에게 양보하고, 두 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하는데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위의 내용과 복선으로, 처녀영주 올리비아의 집사 말볼리오는 이집안 사람들에게 거만하게 처신해 모두의 미움을 산다. 올리비아의 시녀 마리아는 올리비아의 친척 토우비 경과 공모하여 말볼리오를 곯려 준다. 즉 올리비아의 필적을 위조한 편지를 말볼리오가 발견해 읽도록 한다. 편지 내용은 올리비아가 말볼리오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이고, 만약 이 고백에 답하려거든 노란색 양말을 신고, 대님을 십자로 매고, 자기를 보기만 하면 언제나 미소를 지으라는 내용이다.
이 계획은 성공을 하고, 올리비아는 말볼리오가 미쳤다고 생각하고, 그를 어두운 방에 수감시킨다. 마리아의 말을 듣고 페스테는 신부로 변장하고, 어두운 방에 나타나 말볼리오를 괴롭힌다. 토우비 경은 말볼리오를 함정에 빠뜨리는 데 수훈을 세운 마리아와 결혼하게 되고, "네놈들 모두에게 복수하고 말겠다"고 외치는 말볼리오의 부르짖음과는 달리, 다른 등장인물들은 행복한 결말로 연극은 막을 내린다.
무대는 중앙에 곡예단의 천막 같은 지붕과 입구에는 붉은 휘장이 드리워져 있다. 그 좌우로 초록색 원형을 떠받친 것 같은 조형물과 뾰족한 지붕의 건물형태의 조형물과 창문이 보인다. 그 앞으로 성벽 모양의 낮은 벽이 있고, 중앙의 붉은 휘장이 열리면 수채화 같은 풍경과 해양의 파도가 장면변화에 따라 교체된다.
긴 줄로 연결된 삼각형의 깃발이 천정에 두 줄로 늘어져 있다가 역시 장면변화에 따라 상승 하강되고, 작은 구름이 천정에서 하강되어 독특한 풍경을 이룬다. 프로시니엄 아치에도 별무늬가 들어간 붉은 판을 덧붙여 눈길을 끈다. 삼각 사각 원형의 조형물을 장식한 두 대의 손수레를 극 전개에 따라 출연자들이 이동을 시키고, 배 형태의 조형물을 타고 배경의 바다를 횡단하는가 하면, 커다란 술병으로 술을 마시고, 큰 칼로 칼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이 연극에서는 10인의 광대들이 노래와 춤으로 음악극처럼 펼쳐간다. 지중해의 섬 “일리리아”라는 배경설정으로 광대 왕이 해설자와 올리비아의 집사 말볼리오 역을 해 연극을 이끌어 간다. 의상도 곡예단의 의상과 당대의 귀족과 서민 그리고 해적의 복장, 남과 여의 복장을 교환해 입고, <광대의 노래>, 명 가곡 “마리아 마리”를 편곡한 <내 사랑 올리비아>, <우정의 노래> <사랑의 노래> 등을 합창하거나 독창을 해 관객의 흥미를 진작시킨다. 우리말 대사를 영문으로 번역한 자막이 영상으로 무대 외벽 현판에 투사된다.
이창직, 김신기, 이지연, 호효훈, 정유진, 박진호, 한정훈, 유원준, 장석환, 박 현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열창 그리고 춤은 도입부터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음악 전송이, 안무 은미진, 무대 이창원, 조명 김정태, 음향 김경민, 의상 이명아, 소품 정윤정, 분장 지병국, 무대감독 장연희, 영문번역 폴 매튜스(Paul Matthews) 등 스태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세혁 각색, 김수희 연출의 가족음악극 <십이야>를 원작보다 흥미를 배가한 창출효과로 세계시장에 내보여도 좋을 공연상품으로 탄생시켰다./박정기 공연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