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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문화산책]애플씨어터, 신현주 연출 ‘죽음의 토크쇼..
문화

[박정기 문화산책]애플씨어터, 신현주 연출 ‘죽음의 토크쇼’

심종대 기자 입력 2017/02/25 09:17

성대입구 아트씨어터 문에서 애플씨어터의 전 훈 작, 신현주 연출의 <죽음의 토크쇼>를 관극했다.


전 훈은 서울生으로, 보성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하고, 96년 러시아 모스크바 쉬옙낀 연극대 M.F.A.(연기실기석사)출신 연출가다. 1996년 희곡 <강택구>로 동서희곡문학 신인작가상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극단 애플씨어터 대표 겸 연출이고, 서울예대 연극과 출강중이다.


전훈은 21세기 초 한국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연출가이자 작가로 체홉과 러시아 사실주의 연기법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다.


초창기 작품인 <결혼전야>,<회상> 등은 러시아 유학시절에 공연과 함께 만든 작품으로 그 시대 평범한 사람들이 어지러운 사회 속에서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생활상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귀국해서는 <난타>, <도깨비 스톰>, <나에게 사랑은 없다> 등의 뮤지컬을 의뢰받아 집필하다가 극단 애플씨어터를 창단하면서 자신의 작업에 몰두했다. 2000년 일반화와 편견이 가득찬 사회에 일침을 가한 <죽음의 토크쇼>를 발표해 시대적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뜨리는 통쾌한 희곡이라는 평을 받았다.


2004년에는 체홉서거 100주년을 맞아 자신의 예술적 영감에 영향을 준 헌정의 의미로 '안똔 체홉 4대장막전'을 기획, 번역, 연출했으며 이 번역서는 체홉 번역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다.


일상을 관조적 시점에서 바라 본 <내일은 챔피온>(2009)는 그해 차범석 희곡상에 차석에 그쳤지만 같은 해에 문화체육관광부 창작 팩토리 최우수 희곡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서울연극제에 출품되어 "21세기 한국적 사실주의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원로작가 윤대성으로부터 "완벽한 희곡"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신현주(1969~)는 현재 중원대 교수이자 연극 연출가, 배우, 방송인, 작가,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고 여러 가지 문제연구소와 다양한 예술연구소 소장, 극단 아날로그 LA·한다 대표를 맡고 있다. 2013년에는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무대는 방송국의 토크쇼 무대다. 배경에 커다란 스크린이 자리 잡고, 그 앞에 여러 개의 의자를 놓았다. 손에 마이크를 든 토크쇼 진행자와 방송PD, 촬영기사와 기술진이 자리하고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을 한다. 무대 좌우로 등퇴장 로가 있다.


PD가 방송 시작을 알리는 사인을 하면 사회자가 등장하여 오늘의 토크쇼 주제를 소개하며 관객과 몇 마디 문제 제기를 한다.


1부


방송 진행자가 첫 번째 초대 손님을 부르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딸이 등장해 임신을 한 사실을 이야기한다. 이어 40세의 엄마가 등장하여 딸이 임신을 한 사실에 놀란다.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냐며 딸을 다그치니, 뱃속 아이의 아버지는 다름 아닌 엄마의 10년 연하 남자친구라고 말한다. 바로 그 남자가 등장을 한다.


남자가 등장을 하자 엄마는 욕설을 마구 퍼부으며 나쁜 놈이라며 그를 마구 때린다. PD와 무대감독이 제지를 한다. 남자는 삼성계열의 제일기획에 근무한다며 자신을 소개한다. 남자는 딸을 사랑했다고 말하고 딸 역시 남자를 사랑해서 임신했다고 말한다. 문제는 어머니와 딸 양쪽과 관계를 맺었지만, 어머니와는 헤어지고, 현재는 딸만을 사랑한다며 반지를 딸의 손가락에 끼워주며 청혼을 한다.


어머니와 진행자가 어찌 어머니와 관계를 맺고 딸까지 범해 임신을 시키고 어떻게 뻔뻔스럽게 청혼을 하느냐고 묻자, 남성은 딸만을 사랑한다며 둘의 사랑을 제약하는 윤리나 도덕적인 고정관념은 이미 떨쳐버렸다고 외친다. 어머니는 분노로 소리를 지르고 퇴장하지만 딸과 남성은 다정하게 포옹을 하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2부


20대 중반의 여자가 초대 손님으로 등장한다. 무척 예쁜 여인이다. 진행자의 질문에 남성과 관계할 때 때리고 맞으면서 쾌감을 느꼈으나, 맞는 게 지겨워 해어졌다고 한다. 초대 손님으로 바로 여인의 상대남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진행자에게 여인이 레즈비언임을 폭로한다. 여인의 남성을 향한 욕설이 튀어나오고 남성의 변태적인 구강성교 행위에 진저리가 났다고 폭로하니 토크쇼 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PD와 기술진이 겨우 두 남녀를 진정시키자, 여인의 상대인 30대의 레즈비언 여인이 등장한다. 상대 여인도 남성의 연인 중 한 명이었다가 변태행위 강요에 헤어져, 동병상련을 느껴 두 여인이 가까워지고 현재는 여인끼리의 불같은 사랑이 이어지고 있음을 밝히면서 서로 끌어안고 키스를 하기 시작한다. 토크쇼 진행자는 사랑에는 나이 차이나, 성별까지 필요 없는 세상이 되었고, 현재는 윤리나 도덕과 연관된 고정관념보다 사랑이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토크쇼를 마친다.


진행자로 신현주 교수, 여고 임신녀 김나희, 어머니 임성영, 남자 김우순, 20대 여인 노신예, 남성 윤국로, 레즈비언 양소낭, 방송국 스텝 정지효 최성민, PD 한정수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과 호연은 곽객의 갈채를 받는다.


조연출 무대감독 한정수, 무대디자인 Dmitree JH, 음향디자인 Nikita Project, 조명디자인 Team 3XL, 의상디자인 Aroi Moda, 일러스트디자인 Leshwii@gmail.com, 제작 실버샌드위치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애플씨어터의 전 훈 사실주의 희곡전, 전 훈 작 신현주 연출의 <죽음의 토크쇼>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박정기 공연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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