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두 사람은 남편과 아내로 동거를 함으로서 연방의 평화와 존엄을 위배했습니다. 유죄를 인정합니까?”
영화 <러빙>은 서로를 지키고 싶었던 러빙 부부가 오직 사랑으로 세상을 바꾼 위대한 러브 스토리로, 타 인종간의 결혼이 불법이었던 1958년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추방된 러빙 부부가 세상을 맞선 10여 년간의 아름다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백인인 리차드와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1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고 끝내 버지니아 주에서 추방돼, 25년 간 돌아갈 수 없게 된 밀드레드. 태어나고 자란 버지니아 주와는 너무나도 다른 워싱턴에서의 생활에서 완전한 행복을 느낄 수 없었던 그녀는 오직 자신을 위해 버지니아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리차드를 위해 미국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편지를 쓴다.
이로 인해 결국 1967년 6월 12일, 대법원은 헌법 제14조 평등 보호 조항에 위배되는 타 인종간의 결혼 금지법에 대해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판결 이후 중남부 여러 주에서 유사한 소송이 잇따랐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 러빙 부부의 사랑을 기리기 위해 6월 12일은 ‘러빙 데이’로 지정됐다.
평범한 일상생활 속 행복을 바랐을 뿐인 러빙 부부의 사랑은 미국 헌법에 맞서는 중대한 사안이 되어가고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지만, 이러한 세간의 관심은 러 빙 부부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들은 누군가의 상징이 되기를 원한 것은 없고, 그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기를 원했을 뿐이다. 또한 이러한 관심은 러빙 부부에게 응원의 메시지로 돌아오는 한편,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러빙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극 영화에 앞서 다큐멘터리로 먼저 제작됐다. 2008년 홀로 남은 ‘밀드레드 러빙’이 사망한 이후,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도록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낸시 부이르스키는 2013년 피버디상 수상, 에미 시상식 최우수 다큐멘터리 부문 노미네이트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러빙 부부로 호흡을 맞춘 루스 네가와 조엘 에저튼은 실존 인물을 완벽하게 재현해내기 위해, 두 배우는 다큐멘터리를 연구했고, 실제 자녀 페기 리빙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조엘 에저튼은 다큐멘터리 속 ‘리차드 러빙’의 말투와 자세, 얼굴형의 치아 등 생김새에 대해 탐구하고, ‘리차드 러빙’의 특유의 자세는 벽돌공 직업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조엘 에저튼은 학교를 다니면서 벽돌 공사 일을 직접 배우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단다.
이 영화는 세계 유수의 언론 매체의 진신 어린 찬사를 받은 수작으로 관객들은 러빙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고,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또 역사적 순간을 재현해낸 사실적인 프로덕션은 영화의 몰입도와 진정성을 더해, 올해 가장 가치 있는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영화의 실화 속 배경인 버지니아 주에서 대부분 촬영했고, 러빙 부부의 고향이자 다양한 인종의 노동자들이 어울려 살았던 ‘센트럴 포인트’를 재현키 위해 다 인종의 엑스트라 출연진이 총 출동하기도 했다. 특히 <러빙>은 재판소, 감옥 등 당시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에서 촬영이 이뤄져 더욱 사실감을 더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