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이 출간을 앞둔 회고록에서 자신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정치권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일 현안브리핑에서 “전 전 대통령은 1980년 총칼로 무참하게 광주를 짓밟은 학살의 책임자”라면서 “이미 법정에서 군사내란 혐의로 유죄를 받았고 역사적 평가도 끝났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이어 “국민과 역사 앞에 석고대죄할 죄인으로서, 광주학살의 발포 책임자.헬기사격 등의 진실을 규명하는데 협조해야 할 당사자로서 ‘시대적 상황’, ‘목숨을 건 결단’, ‘국가의 운명’ 운운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역사농단”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도 전날 구두논평에서 “1980년 광주의 한이 여전하고 실종자 가족들이 아직도 피눈물을 흘리는데 그런 인식을 보여줬다는 것 자체를 믿을 수 없다”면서, “역사적 죄인이 인생을 마무리해가는 시점에서 죄를 뉘우치고 석고대죄해도 모자를 마당에 ‘시대적 상황’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지금이라도 전두환은 역사와 국민, 광주 시민 앞에 사고하고 자중자애하라”고 촉구했다.
또 윤장현 광주시장도 이날 “이순자씨가 자서전에서 황당한 궤변을 늘어놨는데 ‘부창부수’”라면서, “응징하지 않은 역사가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것을 학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윤 시장은 “제주 4.3, 5.18 등은 국가 폭력에 의해 국민과 민간인이 희생된 것”이라면서, “그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독버섯처럼 성장한 국가권력이 또다른 국가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시종일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표현하면서 “나에 대한 악담은 주로 광주사태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처와 분노 치유를 위한 씻김굿에 제물이 없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사태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대통이령 된 것이 원죄다. 내가 십자가를 지게 됐다”면서, “어떤 이들에게는 아직도 12.12와 5.17이 내 사적인 권력 추구의 출발점이라고 단정되고 있겠지만, 나를 역사의 전면에 끌어낸 것은 시대적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