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흥수 기자]수애(김혜자 분)는 자식들을 해외로 이민 보내고 서울의 넓은 아파트에서 홀로 외롭게 사는 노인으로, 그는 가전제품을 일부러 망가뜨린 다음 AS센터에 수리를 요청하고 자신의 집을 찾은 수리 기사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 대접하면서 혼자 사는 외로움을 달랜다.
어린 손녀와 함께 사는 상범(송재호 분)은 보청기가 없으면 소리를 잘 듣지 못하지만, 베이커리를 개업하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음식점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수미는 갑작스럽게 아들이 사망하는 사고를 당하게 되자, 그는 아들이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과 외로움에 시달리다 자살을 결심한다.
영화 ‘길’은 학창 시절 인연을 맺었던 세 주인공의 노년 이야기를 엮은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로, ‘순애의 하루는 바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것은 상범의 첫사랑’, ‘길 위의 수미’ 등 총 세 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정인봉 감독은 26일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노년의 이야기를 발랄하게 하고 싶었다. 가족 간의 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영화”라고 밝혔다.
정인봉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원로 배우들의 명품연기다.
국민배우 김혜자가 수애를 맡아 엉뚱하면서도 정감 가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송재호가 잊고 있었던 첫사랑을 떠올리며 설레 하는 상범을, 그리고 영화 ‘곡성’의 장모 역을 통해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배우 허진이 이번 작품에서도 아들을 잃은 괴로움을 극복해 내는 수미의 감정 변화를 강렬한 연기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오는 27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 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받았고, 다음 달 11일 극장에서 정식 개봉 예정.
이흥수 기자, lhsjej7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