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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효자남편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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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효자남편 죽다

차종목 기자 chajm8@empal.com 입력 2017/05/01 22:56
전통적인 효자에 대한 관념은 생활규범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통합적이지 못한 의사소통구조나 강박적인 주리(主理)적 관념체계에 갇혀 있어 부모에 대한 불안애착과 몰입집착 등의

▲ 차종목 본지 논설위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5), 어버이날(5/8), 부부의날(5/21 둘이 하나 된 의미)등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집중되어 있다. 특히, 어버이날은 1956년 5월8일을 어머니날로 정한 이후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 강조 여론에 따라 1972년에 어버이날로 명칭 변경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가족의 효(孝) 정신은 날로 희미해져 가고 있고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의 존속범죄율은 2015년 경찰청 추산 세계 1위의 불명예 현실 속에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오늘날의 효(孝)를 진단해 본다.

 

현대에서 일반적으로 효자(남성 또는 남편)라고 불리는 대상은 보통 전통적 효 관념체계의 지배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그래서 효자의 가족관점은 높은 가부장적인 경향성과 친부모에 대한 가족규칙을 사회규범으로 인식하고 원리 원칙적이고 부모에 대한 강박적인 경향성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현대 효(孝) 의식은 조선시대 성리학의 발달과 함께 전승된 효 집단무의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주리론(主理論)적 효 의식은 세종16년 삼강행실도 열녀편 ‘여종지례(女宗知禮)’에서 여필종부(女必從夫)의 사상에서 잘 드러나 있듯이 집안의 며느리는 효자(남편)의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순종의 미를 강조해왔다.


과거 왕권중심사회에서는 신분제도와 함께 부부유별(夫婦有別)의 역할을 강조하였지만 부부간의 위계개념 또한 당연시 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국민이 주체가 되는 주권사상과 평등사상 그리고 인권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에서 여권 신장과 남녀차별 철폐, 인격의 동등성 인식은 점차 당연한 현상으로 안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효자라고 일컫는 호칭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효 사상의 생활규범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통합적이지 못한 의사소통구조나 강박적인 주리(主理)적 관념체계에 갇혀 있으면서도 의식하지 못하거나 친부모에 대한 불안애착과 몰입집착 등의 현상들의 결과를 착한행동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효자에 대한 정신분석 평가로는 조두영(1975)외 연구논문발표에 오이디푸스콤플렉스나 사회병리현상의 한 단면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차종목(2017)은 이를 집착(강박)효로 재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효자에 대한 뿌리 깊은 전통적 효 문화의식은 현대사회 효인식의 부조화된 현상과 혼재하면서 효의 역사성과 왜곡된 인지의 합리화 경향성과 함께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효자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서 지난 3월 방송사 MBN 황금알 토크쇼 조사에 의하면 현대 결혼대상 여성들에게 비 호감 우선순위 1위로써 "효자남편"임을 밝혔다. 그러나 베이비 붐 시대의 기성세대 여성 친정어머니는 시집간 딸의 입장에서 여종지례(女宗知禮) 효 보다는 동등한 인격적인 대우를 원하고 친자녀와 며느리에게는 효도를 원하는 이중성을 나타냈다.

 

이러한 이중성의 현상은 자기중심적인 관점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하는 평가를 예측해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장차 나타날 결과는 자녀에 대한 효 기대치의 변화나 부모 자녀의 역할규범에 대한 인식전환 등이 예측된다.

 

이와 함께 효 의식체계는 안정적이지 못한 효 정체성과 효 문화의 정서적 혼돈 현상들이 현시대에 대두 되고 있으며 그의 단적인 예로서 부모 자녀 간 재산상속시 “효도 계약서”를 통한 효 문화정착의 새로운 시도이다.

 

주지하다시피 효는 사유(思惟)의 대상으로서 부모에 대한 사랑과 보은의 개념인데 반하여 "효도 계약서"는 효를 물질적 유물관으로 해석하고 법으로 규정화 하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사회현상의 한 단편이며 시급히 효 의식을 재정의 할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효자에 대한 근대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융(Jung)의 MBTI심리유형론을 근거한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The Art of Speedreading People) 폴D.티저의 연구“에 의하면 부모와의 의사소통과 결정 방법에 있어서 대부분 남성은 상황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반면 여성은 본능적으로 남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즉, 남성은 사고형 성향이 두드러져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을 선호하여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이성적 판단에 기초하고 여성은 감정형 성향이 두드러져 좋고 싫음의 정서적인 면을 선호하며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그때그때의 느낌과 기분상태와 감정상태 등 정서에 크게 영향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의 연구 보고된 자료가 현대가족 효 문화 해석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가족의 삼각관계(父母와夫婦)내 의사결정구조가 시부모와 남편간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이루어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양지(養志)의 효를 중시하는 남성은 부모의 뜻을 사회규범으로 여기고 그 뜻을 따름은 마땅하고 옳은 행동의 기준으로 여기기 때문에 무조건적 또는 “허위합치성편파(라캉,1966)”적으로 부모의 뜻에 따르는 경향성이 두드러져 보인다.

 

한편, 삼종지례(三從之禮)문화의 전승된 집단무의식과 현대여성에게 학습된 인권과 포스트모던이즘의 의식들은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문화충돌현상(cultural conflict phenomenon)이 발현되면서 여성으로 하여금 시부모와 남편사이의 의사결정 참여에 소극적인 양가감정(ambivalence)을 경험하게 하고 전통적인 효 의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구조를 형성하게 한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 여성이 겪는 자유의지 상실감과 자기결정권의 박탈감과 함께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게 되며 여성은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부부경계 내에 자녀를 개입시키거나 제3의 대상관계를 고착시켜 또 다른 삼각관계를 형성케 함으로써 가족 내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

 

이상의 현 시대적 현대문화에서 여성이 바라보는 "효자에 대한 비호감"의 관점을 “호감적”관점의 전환과 결혼대상자 효자에 대한 여성선호 우선순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효자에 대한 관념체계의 변환이 요구된다. 그리고 잘못 인식된 효자에 대한 평가 또한 사회 귀감이 되는 인성기준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형적 또는 비정형적인 효를 구분할 필요성이 있으며 효자의 효행에 따른 효 분류를 애착효(attachment HYO:사회와 통합적인 효)나 집착효(obsession HYO:사회와 부적응적인 효)로 분류할 때 효자에 대한 관념체계를 변환시킬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사회문화적 효 의식 또한 부정적인 정서를 보편적인 긍정가치로의 변화가 병행되어야 시대와 융합할 수 있을 것이며 효 의식개혁과 효가 민족의 주체사상으로 전환하는 발화점과 국가 원동력의 근간이 되기 위해서는 효행장려법(2007) 제5조(효행에 관한 교육의 장려)의 임의조항을 강행조항으로의 개정과 효의 정의성 확립을 위한 다학제적인 함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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