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허엽 기자]법원이 공무원연금법상 배우자와 이혼한 뒤에도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면 유족 연금 대상이라고 판결 했다.

2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소방공무원 A씨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B씨(여)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연금 승계신청 불가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소방관 A씨와 B씨는 지난 2001년 결혼 생활을 유지해 오다 2010년 이혼했다. 이 두 사람은 이혼 후 A씨가 암 투병을 하다 지방의 휴양림을 이용하기 위해 주소를 옮긴 2014년 4월 전까지 같은 곳에 주소를 뒀다.

결국 지난해 6월 A씨가 사망했고 B씨는 국민연금에 유족연금 승계신청을 했지만, 국민연금 측은 사망 당시 B씨가 부양하던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이에 불복한 B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의 부양 대상 인정기준은 공무원의 주소에서 사실상 주거와 생계를 같이 한 경우”라며 “A씨는 B씨와 이혼 후에도 같은 주소를 사용하는 등 사실상 주거와 생계를 같이 한 유족에 해당한다”며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는 A씨가 사망하기 전 함께 사진을 찍었고 장례식에도 미망인으로 돼 있다”며 “A씨의 딸과 지인은 두 사람이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A씨가 공무원연금을 승계하기 위해 남편의 사망 직후인 지난해 7월 B씨와 혼인신고를 했다가 가족관계등록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지만, 검찰은 두 사람이 사실상 혼인관계였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한 사실도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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