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선영 기자] 27일 전날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응급실에 호송됐다. 황 대표가 단식 끝에 입원하자 한국당은 28일 여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강력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 투쟁을 예고했다.
지금은 황 대표가 의식을 회복한 상태이지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패스트트랙 법안을 원천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명분도 동력도 모두 사라진 낡은 탐욕"이라며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나 원내대표는 "불법 패스트트랙 폭거를 멈추고 공존과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라. 칼을 내려놓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말했다.
또,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의 패스트트랙 철회'가 협상의 전제 조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패스트트랙의 모든 단계가 불법이라 그런 부분을 걷어내야 진정한 협상이 된다"며 "여당이 청와대 뜻을 받들어 추진하는 것이라 대통령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9 구급차로 황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전날 밤 의식을 잃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황교안이다”며 “오늘부터 한국당에서 이 단식 이어나간다. 또 다른 황교안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릴레이 단식 계획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자발적 동참은 모르겠지만 릴레이 단식의 형식은 아니라는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 목표인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제 저지가 국회 문제로 해결할 사안임에도 청와대 앞 단식을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의 탓으로 치부하고 청와대로 화살을 돌렸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끝끝내 제1야당 절규 호소를 외면할 건지 묻고 싶다. 구급차 실려 가는 제1야당 대표 보고도 전화 한 통 없는 청와대다. 문 대통령 스스로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 않았나. 사람보다 칼날이 먼저고 의석수가 먼저냐”고 맹비난 했다.
이어 “분위기 심상치 않자 마지못해 오는 면피용 방문들 보면서 우리 정치 깊은 환멸 느꼈다”며 “목숨 걸고 투쟁하는 제1야당 대표에게 불법 부의 너무 잔인한 짓”이라고 정치권에도 쏘아부쳤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황제단식 그만둔 이유가 있었군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화제가 되면서 "이미 계획이 되어 있었네", "예정된 수순"이라며 네티즌들의 꼬집는 글들이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이 공개한 황 대표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를 첨부하고는 “천막 근무자 일정이 목요일(28일)까지 밖에 없었네요”라고 글을 올렸다.
이와관련 한국당은 동조 단식에 들어간 정미경 최고위원은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도부의 단식을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또한, 정 최고위원은 또한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한국당을 갖고 논다"며 협상 무용론을 제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정 최고위원은 "표결해봤자 한국당이 수적으로 막을 수가 없다. 이미 결론 나 있는 것을 갖고 협상하자는 식으로 한국당에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의원직 총사퇴와 장외 투쟁 등 여론전만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협상론'이 완전히 수그러들지는 않는 상황이다.
같은날 자당의 강석호(만 63세, 경북 포항시) 의원은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고리로 선거법도 협상을 통해 해결이 잘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앞서 '공수처법 수용, 선거법 저지'를 위해 여당과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