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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좌충우돌 진중권, 막말에 임은정이 보낸 답변..
사회

SNS 좌충우돌 진중권, 막말에 임은정이 보낸 답변

정현숙 기자 입력 2020/01/29 13:27 수정 2020.01.29 13:39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의 페이스북 막말이 유시민 이사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인사에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에게 향했다.

진중권 페이스북 갈무리
진중권 페이스북 갈무리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짧은 몇 문장이지만 임 부장검사를 향해 "당신의 입질", "너도 검사야?"라는 비속어와 반말을 날려 타인에 대한 훈계조의 무례가 가득 묻어났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 부장검사를 두고 "참다 못해 한 마디 한다"라며 "너도 검사야?"라고 난데없이 반말로 훅 치고 들어왔다. 상갓집 항명의 양석조 검사의 패러디인가.

진 전 교수는 “검사의 임무는 비리를 저지른 놈들 잡아넣는 데에 있습니다. 그거 하라고 세금에서 봉급 주는 겁니다"라며 "본인이 억울하다 생각하는 건은 그 건이고... 그와 별도로 지금 유재수의 비리 덮어주려 했던 잡것들을, 범죄 피의자인 이광철과 최강욱, 그리고 그들의 꼭둑각시 추미애가 아예 조사도, 기소도 못하게 하고 있어요"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런데 당신의 입질은 엉뚱한 데를 향하네요. 그건 영전하시는 정당한 방식이 아닙니다"라며 "자, 이 사안에 대해서도 발언해 주세요. 심재철, 이성윤. 검사들이 저래도 되는 겁니까? 의견을 말해 주세요.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도 묻습니다. ‘너도 검사야?’”라고 물었다.

마지막 임 부장검사에 대한 반말 하대로 낮춰 보는 진 전 교수의 질문 의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들어서면서 검찰의 ‘청와대 수사’의 피의자나 참고인들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왜 자꾸 검찰 내부고발에만 목소리를 내느냐는 짜증이 묻어난 도발성 질문이다.

또 진 전 교수가 “그건 영전하시는 정당한 방식이 아닙니다”라고 이은 뒷말도 오로지 승진만을 위해 임 부장검사가 지금 고군분투한 거 마냥 평가절하하는 대단히 모욕적인 표현이다.

임은정검사의 페이스북 갈무리
임은정검사의 페이스북 갈무리

그런데 진 전 교수는 간과하는 게 있다. 지금 검찰이 임 부장검사가 당했던 위법 행위들에 대해선 전혀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에 악법 중 악법인 백지 구형 지시를 양심적으로 거부했다가 부당하게 징계당한 임 검사의 과거 이력에 대해서는 왜 입을 다물고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에 근무하던 2012년 12월 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확정받은 고 윤중길 진보당 간사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 사건에서 공판을 맡고 백지구형을 하라는 상부 지시를 어기고 재판장 출입문을 걸어 잠근채 자신의 소신대로 무죄를 구형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검사의 품위손상 등을 이유로 임 검사에 대해 정직을 청구했고 법무부는 2013년 2월 임 검사에 대해 정직 4월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 외에도 검찰만 알아보지 못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얘기도 나온다. 진 전 교수야말로 선택적 정의만 부르짖고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의문과 함께 그의 이런 일련의 행보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고 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하는 검찰 관련 말과 행동은 징계 취소 소송까지 각오하고 하는 것이라 직을 건 행위"라며 "검찰 외부인이 직을 걸지 않고 검찰을 논평하는 것과는 그 처지와 입장이 다르다"라고 앞선 진 전 교수의 글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 내부에서 하기 어려운 검찰 비판이라는 소명을 감당하기 버거운 저로서는 수사팀 관계자, 조직 옹호론자 등 진 교수님과 입장을 같이 하는 검찰 간부들이 너무도 많은 중앙지검의 수사나 인사에 대해서까지 공부하고 탐문해 한 줄 논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여력도 없다"라고 규정했다.

또 "보수 언론이나 적지 않은 분들이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 결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달리, 검찰이 주장하는 수사 결과가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추후 평가할 생각이라, 전제사실에 대한 견해차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임 부장검사는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한 정경심 교수의 사례를 비판하면서 재판 과정 및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주관적으로는 직을 걸고 발언할지 모르나, 객관적으로 그 정도의 발언에 직이 걸리지 않는다"라며 "임은정 검사가 정권이 바뀌도록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만 봐도 분명하다"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직을 걸고 위험하게 일하는 검사는 본인이 아니라 이번에 줄줄이 좌천되신 분들, 앞으로 줄줄이 감찰받을 분들"이라며 "임은정 검사가 직을 걸고 발언한다는 말도 믿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는 2012년부터 이명박 정부의 검찰, 박근혜 정부의 검찰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에도 검찰의 잘못을 내부게시판과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 비판해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법무부와 검찰간에 균열이 발생하였는데, 선거로 수시로 심판받는 정치권과는 달리 사실상 영원히 이어지는 조직인 검찰이 가장 큰 거악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저로서 지금까지처럼 검찰 한 우물만 팔 각오"라고 강조했다.

또 "작년 9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발령을 조건으로 고발 취하 등을 요구받았을 때,그 법무부 간부에게 말했다"라며 "저는 민주당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를 믿지 못 하겠다. 제 고발사건으로 검사의 직무유기, 직권남용에 대한 판례를 남기는 게 더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이날 페이스북 말미에 추신(PS) 2개를 남겼다. 자신의 검찰 비판 목소리에 대해 진 전 교수가 오로지 영전을 위한 방식이 아니냐는 의도로 짚어 넘기며 또 세금으로 봉급 받고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의 근거 없는 비방에 대한 답이다.

P.S. 1. 제가 감찰직 공모에 응하긴 했는데, 차장급인 특별감찰단장이나 감찰담당관이 아니라 부장급인 감찰1과장 공모에 응했었습니다. 저는 승진이 아니라, 검찰이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기를 원하는 것인데, 감찰중단사례들을 고발해온 제가 공모에 정작 응하지 않는다면, 비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까지의 징계기록을 전면 재검토해서 형사입건 되었어야 할 검사들을 적극 입건, 기소하고, 불입건 경위를 살펴 관련자들을 직무유기 등으로 입건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살벌한 업무계획을 적어냈는데, 만약 발령이 난다면, 아마도 총장님과 매일 논쟁해야 하고, 이의제기권 행사, 수사심의회 소집 요청, 권익위 부패신고, 경찰청 고발 등 각종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던 저로서는 공모에 탈락하여 아쉽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안도하는 마음도 적지 않았습니다.

제가 영전을 바라고 이러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혹 오해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오해를 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S. 2. 검찰이 검찰다웁지 못하고, 검사가 검사다웁지 못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네가 검사냐?”를 묻는 서글픈 시절입니다. 2009년 9월 20일 미니홈피에 쓴 일기가 떠오르네요. 저는 대한민국 검사입니다. 그 이름,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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