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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취임100일, 되돌아 봐야 할 야당 갈 길 먼 ..
정치

문재인정부 취임100일, 되돌아 봐야 할 야당 갈 길 먼 회생

유병수 기자 입력 2017/08/18 07:16 수정 2017.08.18 18:51

[뉴스프리존= 유병수기자]야권 보수당이 위기다. 특히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친박 청산’으로 상징되는 과거와의 결별은 지지부진한 채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에 얽매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9년 만에 야당으로 변신한 이들 보수정당들은 문재인 정부 100일 동안 좀처럼 지지율 반등 기회를 마련하지도, 잡지도 못하고 있다. 지지율이 10%대 바닥을 헤매서도 아니다. 이는 본질이 아니다. 정권은 정신 차려 잘하면 다시 찾을 수 있고, 지지율과 지지기반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보수세력의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당은 대선 후 54일 만에 치러진 당대표 경선에서 대선 패장 홍준표 대표를 다시 선출했다. ‘강한 야당’을 앞세운 홍 대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홍 대표는 취임 후 혁신위원회를 꾸려 당 변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혁신위 자체가 ‘극우향우’ 논란에 휘말리면서 변화 이미지를 심는 데 실패했다. 한 마디로 ‘견고한 보수 표만 붙잡으면 생존할 수 있다’는 정치공학에만 매달린다는 것도 문제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지역과 세대적 요소를 보면 우리 지지자들 특성이 무엇인지 확실하고, 정치인으로서는 거기에 호소하는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수의 지지기반이 무너졌다고 보수성향의 국민이 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국민 35% 안팎은 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지지할 만한 정당이 없을 뿐이다. 한국당은 이들을 담아낼 능력도 희망도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다. 이것이 위기의 본질이다. 실제 한국당은 안보, 세제, 부동산, 원전 등 주요 이슈들에서 정책적 대안에 집중하기보다 여당을 ‘좌파’로 몰아 그와 대척점에 있는 자신들의 좌표를 강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심지어 홍 대표 등은 좌파세력의 음모라며 방송개혁 대상인 MBC를 감싸고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박찬주 대장까지 옹호했다. 당에서도 “MBC 개혁을 공영방송 장악이라고 주장하는 데에서 극우의 향기를 느낀다”(관계자)는 한숨 소리가 들린다.

홍준표 대표가 취임 44일 만에 민생투어에 나섰다. 17일 울산에서 취임 100일 맞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지금 잘했다, 못했다 평가하긴 이르고 연말쯤 되면 본격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다"며 "하나 아쉬운 점은 국민은 실험대상이 아니다.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아주 위험한 정부다"고 지적했다“ 연말까지 정부의 잘못들을 모아가며 기다리겠다”는 홍 대표에게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결기를 읽을 수 없다. 의원들의 파이팅이 사라진 지도 오래다. 과연 당 대표로서 올은 이야기일까?

이미 ‘2040’ 사이에서 한국당은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 옹호세력’으로 낙인 찍혀 있다. 바른정당도 고민이 깊다. 당은 ‘따뜻한 보수’를 내세워 경제 분야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호남과 수도권,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여당과도 협조할 것은 협조하며 비판할 것은 비판하겠다는 기조를 내세웠다. 이 같은 행보는 가치 측면에서 보수의 지향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치지형상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보수 내부에서 여전한 ‘배신자 프레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당의 보수 가치가 흔들린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자유주의에 입각한 자유시장경제와 법치주의, 작은 정부, 가족을 지키는 저녁이 있는 삶, 자유로운 경쟁 사회 등 보수의 본질을 놓친 지 오래다. 소외계층을 보듬는 노력도 부족했다. 이게 위기의 핵심이다. 재벌개혁에 초점을 맞춘 경제민주화와 ‘부자 증세’, 정부의 시장 개입 확대를 통한 큰 정부, 교육 평준화, 복지 확대, 공정한 경쟁 등 평등 논리를 앞세운 정책과 감성정치로 무장한 문재인 정부의 독주에 허둥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한국당이 뒤늦게나마 정치학교를 세워 이념과 가치교육을 한다니 지켜볼 일이다. 진정한 가치 공유 없는 신(新)보수는 사상누각이다.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보수야당 지지율을 합쳐도 20%대 밑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대통합’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홍준표 체제 이후 더 극우화한 한국당과 보수개혁을 앞세운 바른정당의 화학적 결합은 쉽지 않으며,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용 이상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 교수는 “시대적 상황에 부합할 수 있는 새로운 보수주의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를 맞은 김영삼 보수정권에서 김대중 진보정권(1998년)으로, 국민이 등 돌린 노무현 진보정권에서 이명박 보수정권(2008년)으로, 또 탄핵된 박근혜 보수정권에서 문재인 진보정권(2017년)으로 넘어간 ‘10년 주기 정권 교체’가 이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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