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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대표의 갑자기 꺼내든, '박근혜 출당' 계산된거는?..
정치

홍준표대표의 갑자기 꺼내든, '박근혜 출당' 계산된거는?

유병수 기자 입력 2017/08/19 18:53 수정 2017.08.19 19:33
▲ 사진: 뉴스영상캐처, 대구 경북 콘서트장에서 한 발언 [책임에 벌을 받고 있다]

[뉴스프리존=유병수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카드를 꺼낸 것을 두고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당 논의를 공식화한 지 하루 만에 한국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원내사령탑인 정우택 원내대표와 친홍준표계로 분류되는 류여해 최고위원 등이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홍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대선과정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했던 그가 ‘친박청산’으로 입장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 ‘새판짜기’에 돌입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작 대상으로 거론되는 바른정당은 시큰둥하다.

홍 대표가 당내 주류세력인 친박계의 저항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느냐가 ‘보수진영 새판짜기’의 가장 큰 변수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경북(TK) 토크 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을 작심 비판하며 출당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에 부정적이었던 홍 대표가 출당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여해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홍 대표님은 태극기부대의 진심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의 발언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미 당내에서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고 1심 판결 결과를 보고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하태경 의원은 “홍 대표는 태극기 부대가 강해지면 박 전 대통령을 감쌌다가, 약해지면 깐다. 갖고 노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정작 바른정당 내에서는 홍 전 대표의 ‘친박청산’ 발언에 시큰둥하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여름 다 지나갔다. 겨울은 되야 ‘정치적 이벤트’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보수통합’을 이야기하려면 진작에 친박청산을 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한 핵심 인사도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에 대비하는 ‘군불때기’식 발언으로 본다”며 “11월은 되어야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당내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지도부 간 조율 없이 공론화한 만큼 한동안 이 문제를 두고 당내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도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보수통합’의 대상이 바른정당임을 감안하면, 홍 대표가 이같은 이야기를 들은 뒤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시사한 발언을 한 것이 우연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정당 의원 대다수가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 청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홍 대표가 ‘말바꾸기’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바른정당과 관계설정을 위해 ‘친박청산’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이는 국민의당-바른정당간 연대가 계속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이를 일단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과도 연결된다.

24일부터 1박 2일동안 개최되는 의원·원외위원장 연찬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정당 분당과정에서 새로 임명된 원외위원장들 상당수가 친박계 인사들이기때문에 이들이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집단적으로 비판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당의 진로를 두고 한판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6일 그는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정치적 책임의 문제이기 때문에 간과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면서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잘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었다. 당시 우려하는 한 시민을 향해 “당장 논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었지만, 불과 이틀 뒤 당내 공론화를 추진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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