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흥수기자] 영화 <택시운전사> 속 택시기사 김사복씨가 자신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그러나 SNS에서 자신을 영화 속 서울 택시운전사 김만섭의 실존 인물 김사복 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등장한 것에 대해 '택시운전사' 측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신이 김사복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김승필씨의 인터뷰 녹취록이 공개됐다.
김정훈 기자가 공개한 인터뷰 녹취에서 김승필씨는 “(아버지 소유의 차량이)두 대는 호텔 명의로 된 영업용 호텔택시고 하나는 자가용. 아버님이 그때 호텔택시 두 대랑, 아버님 자가용 한 대까지 석 대 가지고 계셨어요. 그 중 한대로 광주 가신 거에요.”라며 자신의 아버지 김사복은 일반적인 택시 기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정훈 기자는 “실제로 1980년대에는 호텔택시라는게 있었다”며 호텔에 소속된 형태로 예약을 받아 손님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실어주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호텔에 소속된 택시는 일반 차량과 번호판만 다를 뿐 지붕 위 캡도 없어 고급 승용차와 구분하기 어려웠고, 특성상 외국인을 주 상대로 영업했다고.
김승필씨는 김사복씨가 영어도 썩 잘 해 외신 기자들이 단골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한국 주재 외신기자를 통해 김사복씨를 소개받았을거라는 추측이다.
김정훈 기자는 김승필씨의 가족관계증명서에서 실제로 아버지의 성함이 김사복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택시운전사' 관계자는 최근 SNS에서 자신을 영화 속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 김승필 씨에 대해 "제작사에서 여전히 확인 중이다"라며 "사실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고인이 된 상황에서 이를 확인해줄 사람이 없어서 어려운 점도 있다. 그렇지만,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렸다.
앞서 김승필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김사복 씨 큰아들 입니다. 어제 저희 아들과 이 영화를 보고 늘 제 안에 계셨던 영웅이 밖으로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버님을 잊지 않으시고 찾아주신 위르센 힌츠페터 씨에게 깊은 감사함을 드리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작진 모두에게도 감사드립니다"라고 글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재 김승필 씨의 정체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많으나, 일부 매체를 통해서 자신의 얼굴과 아버지 김사복 씨의 이름이 적힌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공개하는 등 신빙성이 있는 자료들이 나와 더욱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이 “<택시운전사>영화 내용과는 다른데,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가 1959년생이면 1980년에는 20대였겠다.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고 묻자 김정훈 기자는 “(김승필씨가)22살이었을 때였는데 아버지 김사복씨가 울분을 터트리고 술도 많이 드셨다고 한다”며 김승필씨의 인터뷰 음성을 공개했다.
김승필씨는 “광주 다녀오시고 첫 마디가 같은 민족끼리 그렇게 죽일 수 있느냐 하셨어요. 대검 꽂아서 사람 찔러 죽인다든지, 개머리판으로 말도 못하게… 들어갈 때 어려웠는데 나올 때는 더 어려웠다고. 나올 때는 군인한테도 아마 걸렸다고 하셨어요.” 라고 언급했다.
김정훈 기자는 “(김사복씨가) 그로부터 4년 뒤 간암으로 생을 마감하셨다고 김승필씨가 설명했다”며 “군부로부터의 고초는 겪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김승필씨의 주장과 관련해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사 측은 며칠째 확인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정권 아래에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숨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 김승필씨는 “피터 아저씨(위르겐 힌츠페터)가 망월동 묘지에 가 계시잖아요. 저는 영원히 아버지를 기억할 수 있도록 망월동 옆에 피터 아저씨 옆에 모셨으면 합니다” 라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참상을 알린 독일 기자 故 위르겐 힌츠페터를 태우고 광주에 갔던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제작사는 영화 기획 당시부터 실존 인물을 찾으려고 했지만, 끝내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지난 2일 개봉해 20일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