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선영 기자]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선대위원장 임명을 놓고 내부적으로 시끄럽다.
결국에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16일 "저는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고 말해, 통합당의 영입 노력이 백지화됐다.
이런 갈등의 시작은 김종인 전 대표의 태영호 공천 비판 발언이었다. “국가적 망신이다. 공천을 이벤트화 한 것이다. 그 사람이 강남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다.” 김종인 전 대표가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던 3월 12일 경향신문에는 태영호 전 공사의 공천은 ‘국가적 망신이다’라는 발언이 담긴 인터뷰 기사가 나온것.
또한, 이날 김종인 전 대표는 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이같이 말하며 "통합당 황교안 대표께도 어제 더 이상의 논의를 끝내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 됐던 일처럼 보이던 것이 흐트러진 데 대해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한 마디 덧붙이겠다"며 "통합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교안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체제를 다시 이야기하였고,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 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는 지난 정부와 현정부의 등장에 일익을 맡았다는 점 때문에 국민께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그래서 이번 총선에선 분출되는 국민의 마음이 선거에 잘 반영되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코로나 사태로 더 어려워진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해보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의 당내 사정이 도와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김종인 전 대표는 태영호 전 공사 공천 관련 발언이 문제가 되자, 신동아 인터뷰에서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이 아니다” “그러니까 나쁜 사람들이다. 인사한다고 와서 차 마시면서 15분쯤 잡담하다 간 것이다. 사람이 개인적인 사담을 한 걸 갖고 기사를 내서 그런 물의를 일으키는 언론인이 어디 있나.”
“(태영호 전 공사) 그런 분은 지역구보다는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김종인 전 대표는 “태영호 전 공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이 아닌 사담이었다”라며 “지역구보다 비례대표 출마가 더 정상적이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변명과 별개로 통합당 내부에서는 민주당 비대위 출신이라는 점과 선대위원장을 하기 전부터 논란이 벌어져 당 내부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 이날 조선일보는 김종인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직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당초 ‘상임선대위원장’이 아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연락이 와서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가 상임이 아닌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한 이유는 당내 반대의 목소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상임이 아닌 공동으로 선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일사불란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 전 대표는 본인 주도하에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선대위원장은 수락할 순 있지만,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선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통합당 내부의 반발이 계속 이어져 제대로 선거를 이끌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전면에 나서는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가 직접 상임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겠다"며 김 전 대표 영입 불발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는 "앞으로 중앙당과 시도당은 선거 때까지 비상 체제로 운영된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국민과 역사 앞에 책임을 진다고 하는 엄중한 자세로 대응해주기 바란다. 저 역시 혼신의 힘을 다해 앞장서서 뛰겠다"고 덧붙였다. 4.15총선이 불과 한 달 앞이지만, 통합당은 공관위원장 사퇴, 선대위원장 임명 논란으로 내부적으로 혼란스럽다.
그런가하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6일 미래통합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김종인 전 대표의 통합당행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당시 김종인 전 대표가 통합당에 가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이라면서 "김종인 전 대표의 통합당행을 만류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만남으로 김종인 전 대표의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위원장은 언론인일 때부터 김종인 전 대표를 취재원으로 알고 지냈으며 정계에 입문한 뒤에도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낙연 위원장은 김종인 전 대표가 비대위 대표로 민주당을 이끌던 2016년 민주당 소속 전남지사로 있으면서 김종인 전 대표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김종인 카드' 불발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하면서 이낙연 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뿐 아니라 전국 선거 지원을 놓고도 대결을 벌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