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대전=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팀이 직경 100 – 500 nm 크기를 갖는 나노섬유를 직교와 단일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독자기술을 통해 세탁 후에도 우수한 필터 효율이 잘 유지되는 나노섬유 멤브레인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중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COVID19) 현상은 급속하게 국내·외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 대유행병(팬데믹, pandemic)을 선언했고 국내외적으로 이러한 세계적 대유행병으로 인해 마스크 공급량을 뛰어넘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성 질환의 감염원(비말, 에어로졸)을 차단하고 세탁한 뒤에도 성능을 유지한 채 재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마스크의 기존 방식 공기필터는 고분자 소재를 멜트블로운(Melt-blown) 공법으로 방사한 후 고전압에 노출시키는 공정을 거쳐 완성되고 또 정전식 섬유필터는 섬유 표면에 형성된 정전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소실되는 문제점이 있어 공기필터의 초기 성능을 완전하게 보전할 수 없다.
특히 수분이나 물이 닿으면 정전기 기능이 사라져 필터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번 김일두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절연블럭 전기방사법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한 공정을 통해 나노섬유의 배향성(Alignment)을 제어해 직교 형태의 나노섬유를 제조했다.
이 직교 형태의 나노섬유는 공기필터의 압력강하를 최소화하고 여과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는 구조로 기존 무배향성 나노섬유 소재와 차별성을 갖는다.
이로 인해 직교 형태의 정렬된 나노섬유 제조기술은 나노섬유의 종류, 두께, 밀도 등의 변수 조절을 통해 원하는 특성(KF80~N95 성능까지 구현)의 나노섬유 멤브레인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과 배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통기성이 뛰어나고 얇은 두께에서도 우수한 필터 효율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이 직교 나노섬유 기반 마스크는 에탄올 살균 세척 실험 결과 20회 반복 세척한 후에도 초기 여과 효율을 94% 이상 유지하고 여과 성능이 잘 유지됨을 확인했다.
또 20회 손빨래 후에도 나노섬유 멤브레인의 구조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음을 관찰을 통해 확인했다.
개발과정에 의하면 에탄올에 3시간 이상 담가도 나노섬유가 녹거나 멤브레인의 뒤틀림 현상이 없어 에탄올을 이용한 살균·세척의 경우 한 달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또 겉면마스크 안쪽에 필터의 삽입 교체가 가능해서 10 ~ 20회 세척 사용 후 필터를 교체할 수 있고 손세탁을 통해서도 안전한 마스크 이용이 가능하다.
이밖에 4000회의 반복적인 굽힘 테스트 후에도 KF80 이상(600nm 입자, 80% 여과 효율)의 성능이 유지되기 때문에 기계적인 내구성 또한 매우 우수하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지난해 2월 설립된 KAIST 교원 창업회사인 ㈜김일두연구소는 방향성이 제어된 나노섬유 멤브레인을 52구 바늘구멍을 통해 섬유를 토출하는 롤투롤 (roll-to-roll) 방식의 양산 설비를 구축했다.
이 회사는 35cm의 폭을 갖는 멤브레인을 1시간에 7m 정도 생산이 가능해 하루 평균 1500장 수준의 나노섬유 마스크 필터를 제조할 수 있다.
김일두 교수는 “정열된 나노섬유 기반의 마스크 필터는 에탄올 소독 세척 또는 가벼운 손세탁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하기에 마스크 품귀 문제와 마스크 폐기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 승인 등의 관련 절차를 거쳐 제품화한 후 곧 양산 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정렬된 멤브레인에 항균기능을 부여해여 사용 안정성이 더욱 향상된 고품질 필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