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흥수 기자]민중미술 1세대 작가로 40여년 간 왕성하게 작업하고 있는 임옥상(1950- )의 개인전 <바람 일다>가 가나아트에서 열리고 있다. 임 작가는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 및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한 대표적 민중미술가로서 문명 비판적, 정치 고발적, 사회 참여적 작품으로 유명하다.
“미술은 전통에 기반을 두되 역사 의식과 현실 인식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던 그는 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현실과 발언”의 창립 멤버였고, 미술의 사회 참여를 위해 다방면에서 활동해왔다.
임 작가는 종이, 쇠, 흙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다매체 작가이자, 회화, 조각, 설치와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다장르 작가로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미술의 공공성과 공익성에 관심을 갖고 1996년 광화문 지하철역 <광화문의 역사> 작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공미술 작업을 선보였다. 또한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집중하여 대중의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내는 문화 활동가로서 폭넓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바람 일다> 전시에서는 정치사회적 소재들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풍자·비판·상징 화한다.
1전시장에서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트럼프, 아베 등 국내외 14인의 국가 원수들의 초상을 대형 가면으로 만든 설치작품 <가면무도회>가 전시되고, 2전시장의 <상선약수-물>은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망 사건을, <삼계화택-불>은 용산 화재 참사를 주제로 물과 불의 대립을 보여주는 드로잉 작품이다.
이 외 민들레 꽃씨로 제작한 노무현과 문재인 두 전/현직 대통령의 초상화도 전시된다. 전시는2016년 말부터 반 년 동안 이어진 촛불집회를 형상화한 대작 <광장에, 서>로 이어진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108개의 캔버스에 광화문 광장의 촛불집회를 흙으로 그려내고, 무수한 원형 패턴으로 촛불파도를 묘사하고 있다.
한편 실제 풍경을 풍유적으로 번안한 일종의 관념적 실경화이자 현대판 무릉도원으로서 이 작품들은 암울한 현재를 극복하고 희망찬 내일로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의 신세계를 향한 작가의 꿈을 대변하는 <여기, 흰꽃>과 <여기, 무릉도원>은 북한산의 산세를 흙 바탕에 선묘로 재현하고, 작품 하단은 만발한 꽃들로 가득 채우고 있다.
2011년 이후 6년 만의 가나아트 전시에서 관객들은 작가의 눈을 통해 현실사회를 직시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해석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자신의 고유한 성찰 또한 얻게 될 것이다.
이번 임 작가의 전시는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가나아트센타에서 9월1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