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대전=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이 두뇌에 존재하는 신경 펩타이드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이 두뇌 인지 기능을 높일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은 신경계 또는 소화계에서 작용하는 신경펩타이드 중 하나이다.
특히 알츠하이머 환자의 대뇌 피질 조직과 뇌척수액에서 소마토스타틴의 발현량이 감소된 사실이 연구됐으며 이러한 감소는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보고됐다.
이 보고는 소마토스타틴이 인지기능 저하와 기억력 저하라는 치매성 질환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소마토스타틴의 의약적 적용은 뇌하수체 호르몬 조절에 국한되어 있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특정 가바 분비 신경 세포에서 분비되는 펩타이드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이 시각 피질의 정보 처리 과정을 조절하고 높일 수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치매의 한 종류인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소마토스타틴의 발현율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해 소마토스타틴에 의한 인지 능력 회복 가능성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 소마토스타틴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중추신경계에서 존재하고 특히 정상적인 포유류의 대뇌 피질에서 소마토스타틴을 발현하는 신경 세포인 가바(GABA, γ-aminobutyric acid)를 신경전달물질로 분비해 흥분성 신경 세포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정보 처리 정도를 조율한다.
이후 자유롭게 움직이는 실험용 동물에서 시각정보 인지 및 식별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실험 장비를 개발하고 적용했다.
이로 인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생쥐의 일차 시각피질에 소마토스타틴을 처리했을 때 생쥐의 시각처리능력이 향상되고 시각 피질 신경세포의 정보 처리 능력이 증가함을 발견했다.
또 전기생리학적 실험을 통해 소마토스타틴이 다른 억제성 뉴런 중 하나인 파브알부민 뉴런으로 들어오는 흥분성 시냅스의 강도를 낮춤을 확인했다.
이어 연속 볼록면 주사전자현미경(SBEM)을 사용해 시각피질 내 소마토스타틴 신경세포의 축삭(원형질 긴 돌출부)이 파브알부민 뉴런의 근위 수상 돌기나 세포체에 흥분성 시냅스를 이루고 있는 다른 축삭과 접촉해 있음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소마토스타틴이 파브알부민을 발현하는 억제성 뉴런으로 들어오는 흥분성 시냅스의 강도를 감소시켜 시각 피질 뉴런에서의 시각정보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승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뇌 기능을 높이고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명과학과 송유향 박사, 황양선 석사, 바이오및뇌공학과 김관수 박사과정, 서울대학교 의과학대학 이형로 박사과정이 공동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 4월 22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